부동산 주택

[S-story]반포주공1 '재초환' 탁 치니 '億'하고 갈렸다

1·2·4주구 3.3 ㎡당 '1억' 훌쩍

3주구는 호가 '7,000만원' 떨어져

정부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압박이 강해지면서 신반포로를 사이에 두고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왼쪽)와 3주구의 재건축 사업 열기와 시세에 상당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이호재기자정부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압박이 강해지면서 신반포로를 사이에 두고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왼쪽)와 3주구의 재건축 사업 열기와 시세에 상당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다. /이호재기자


“1·2·4주구는 그나마 여유가 있는 상황이죠. 3주구는 최근 의도치 않게 정부 재건축 부담금 시뮬레이션 발표의 직격탄을 맞은데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마저 유찰됐으니 분위기가 좋을 리 없죠.”(반포동 H공인중개사 대표)

“1·2·4주구는 관리처분인가 신청으로 그나마 한숨을 돌린 상황인데 3주구는 시공사도 아직 선정하지 못해 재건축에 속도가 붙지 않으니 답답해하는 주민이 많습니다.”(반포동 S공인중개사 대표)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서 있는 반포주공 1단지는 1973년에 준공된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파트다. 강남구 압구정·개포, 송파구 잠실에 앞서 개발된 ‘강남 1번지 아파트’로 처음에는 ‘남서울 아파트’라는 이름으로 분양됐다. 이중 1, 2, 4주구는 전용면적 84㎡, 107㎡, 196㎡ (32평, 42평, 62평)로, 3주구는 72㎡(22평)로 지어졌는데 ‘호화’ ‘맨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다니면서 한동안 국내 최고급 아파트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1·2·4주구와 3주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1·2·4주구는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재초환) 대상에서 일단 벗어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지만 3주구는 수천만원에서 최고 수억원대의 재초환 부담금을 물어야 하는데다 재건축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해 시세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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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기자가 직접 만난 반포주공 1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잇따라 악재가 터지면서 3주구 주민들 표정이 좋지 않다”며 “서로 코앞에 단지를 마주보고 있는데 사업 속도에 차이가 나고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다르니 두 단지 간에 미묘한 신경전 같은 것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1·2·4주구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재초환 대상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3주구는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못해 재초환 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1·2·4주구는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서초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속전속결로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해 지난해 말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냈다. 반면 3주구는 조합측에서 사업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후 시공자 선정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관리처분계획 수립절차를 완료하지 못했고 결국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3주구는 최근 정부의 재건축 부담금 시뮬레이션에서 8억4,000만원의 부담금을 물어야 하는 단지로 추정돼 홍역을 치러야 했다. 조합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는 6,50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고 8억원 이상을 물어야 한다고 추정되면서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여기에 29일 실시한 재건축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현대산업개발 한 곳만 입찰해 정상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지난해 11월에 이어 또다시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다.

이런 재초환 이슈는 시세에서도 상당한 온도차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경제신문 부동산 펠로인 김시연 래미안114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25일부터 재건축 아파트를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주택자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는데 반포 1·2·4주구에서 나오는 매물의 경우 전용 84㎡는 34억~35억원, 전용 107㎡는 42억원에 달해 일부는 평당 1억원이 넘는다”며 “매물은 10여채로 많지 않지만 매수세가 계속해서 따라붙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3주구 전용 72㎡의 경우 호가가 19억~19억4,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2,000만원에서 최고 7,000만원 정도 떨어진 18억7,000만~8,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1억원이 분담금으로 나와도 부담이 큰데 4억원, 8억원 얘기가 시장에 떠돌면서 3주구의 매수심리가 더욱 얼어붙었다”며 “호가가 지금 시세에서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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