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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여도’ 병헌, “열일 배우로...SF영화에 꼭 한번 출연하고 파”

“작년 한 해 배우로 살면서 행복했다”

연극, 뮤지컬과 함께하며 1년 365일,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함께 보낸 병헌은 무대가 편하다고 했다. “연습실보단 무대에 있는 게 편안해요. 제 스스로 무대가 더 맞다고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조곤 조곤 말하는 그의 모습에선 배우만이 누릴 수 있는 행복감이 느껴졌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꼬리표는 이젠 접어둬도 될 듯 하다. 그는 ‘객석의 관객들이 카메라이다’는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

연극 ‘여도’ 병헌연극 ‘여도’ 병헌


“무대 공연을 하면 익숙하지 않아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큰 불편함은 못 느끼고 있다. 첫 소극장 공연이었던 ‘공장장 봉작가’는 물론 떨리긴 했다. 불편한 것과 떨린 건 다른 것 같다. 관객 분들을 카메라라고 생각하면 엄청 많은 카메라잖아요. 각기 다른 카메라에 저를 담아내는 거라 생각했다. 물론 안 좋게 담아낼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걸 걱정하기 보다는 저 만 잘 하면 담아내주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

연극 ‘공장장 봉작가’를 시작으로 국민연극 ‘라이어’ 20주년 기념 특별 공연,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S 다이어리’ , ‘그 여름, 동물원’에 이어 사극 ‘여도’까지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병헌을 만났다.

병헌이 공연중인 연극 ‘여도’(연출 김도현)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과거 단종의 시점과 현재 세조의 시점을 오가며 단종 죽음의 실마리를 파헤치는 명품 추리 사극이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라 불안정한 정세 속에 살아가는 인물인 단종 역은 병헌, 블락비의 이민혁, 이선이 트리플 캐스팅 됐다.

지난 13일 연극 ‘여도’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병헌은 “단종은 알면 알수록 쓸쓸하고 불쌍한 인물이란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의 비극적인 삶을 설득력 있게 무대에서 보여주기 위해 사극의 어미처리에 신경 쓰는 것은 물론 감정을 하나 하나 쌓아가는 연기 디테일을 고민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를 ‘열심히 하는 배우이다’고 잘라 말했다.


“열심히 하는 배우라고 말 하고 싶어요. 제 스스로 인정하려고 노력중이죠. 나이 먹어도 저 연기 잘 해요 란 말은 못 할 것 같다. 신인상이든 그런 것 역시 생각해보지 않았다. 누구한 인정 받고 싶어지는 순간 과해진다는 걸 알기 때문에, 평생 이 마음으로 계속 열심히 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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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아이돌 그룹 멤버로 데뷔한 병헌의 한마디 한마디는 강단이 있었다. 좋아하는 ‘연기’를 위해 결단을 내린 그의 선택에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역시 믿음직했다. 그가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한 말은 ‘열심히 배워야 할 게 많다’ 였다.

“연기하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만족하지 못해 힘들 때도 있었다. 그럴때면 대본을 다시 처음부터 보면서 준비했다. 아직도 ‘만족’이란 단어를 감히 쓸 수 없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연극 ‘여도’ 병헌연극 ‘여도’ 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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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DVD 모으는 걸 좋아했다는 병헌은 몇백장의 DVD를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 제일 많이 봤던 영화는 SF영화 ‘반헬싱’이다. 마블 팬이라 마블 영화 이야기만 나와도 눈과 귀가 번쩍인다. 최근엔 천만영화 ‘신과 함께’를 관람하고, ‘염력’ 개봉 소식을 듣고 “우리 나라도 영화가 많이 발전해 내가는구나. 혼자 뿌듯해했다.”는 평을 전하기도. 또한 “죽기전에 SF영화에 꼭 한번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물론 현재 그의 머릿 속은 온통 연극 ‘여도’ 생각 뿐이다. 2017년 연이어 작품 6개를 한 그는 “제 체력이 나쁘진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지금의 병헌을 만든 건 무엇이었을까. 그의 꿈, 열정, 노력, 결단력 등 여러 가지 답을 기대했으나 그는 “질문이 어렵다”며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야 대답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2019년 인터뷰를 예고했다.

분명한 건 병헌이 “작년 한 해 배우로 살면서 행복했다”는 것.

“공연을 끝내고 커튼콜 타임이 되면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아, 이걸 위해서 그렇게 연습을 했구나 싶어 뿌듯하더라. 솔직히 몸이 아프거나 피곤하면, ‘오늘 만큼은 쉬고 싶다’ 그런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한다. 그래도 관객과의 약속이니까 결국엔 지키게 된다. 무대에 계속 서기 위해선 건강이 최고인 것 같다.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맑아지니까. 건강한 몸으로 계속 행복하게 무대에 오르고 싶다.”

한편, 연극 ‘여도’는 2월25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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