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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알베르토 몬디, 방송 최초 공개 10년간의 '한국정착기'

‘사람이 좋다’ 알베르토 몬디, 방송 최초 고백한 속사정은 무엇?




30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이 남자의 품격,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편이 전파를 탄다.


▲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지구 반 바퀴를 건너온 이탈리아 청년

‘비정상회담’, ‘어서와~한국은 처음이지?’ 등 여러 방송에서 크게 활약하고 있는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 외국인인 그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될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처음 한국 땅은 밟은 것은 10년 전. 알베르토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한국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몰랐던 이탈리아 베네치아 인근 시골 마을의 청년이었다. 10대 시절 축구 선수를 꿈꾸었고 20대 초반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 베이시스트로 활약하기도 했던 그는 동아시아문화를 전공, 중국 유학을 하던 중 운명적인 사람을 만난다. 건실한 이탈리아 청년이 한국 여성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사람들이 물어보잖아. 한국에 왜 왔냐고. 지금 내가 아내 따라왔다고 하면 되게 멋있어 보일 수도 있는데 어쨌든 그건 사실이야. 그때 네가 보고 싶어서 왔어.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한국에 온 거야 “

- 아내에게 건네는 알베르토의 이야기 中 -

한국에 오기 전 알베르토는 유명 회사의 입사가 예정돼있던 상태. 그리운 여자 친구를 만나기 위해 3개월에 걸쳐 기차를 타고 한국에 온 그는 결국 돌아가지 않았다.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한국어를 배우고, 강원대에서 경제학 석사 과정을 밟으며 그는 한국을 배워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4년 뒤 그는 결혼에 골인한다. 당시 그의 결혼자금은 단돈 700만원. 고시원 생활까지 해가며, 회사를 다니며 번 돈을 차곡차곡 모아 작은 방을 얻을 보증금을 마련한 것이다. 낯선 한국 땅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레오(16개월)를 얻기까지 그는 부모와 고향, 많은 친구들과 안정된 직장을 버려야 했다.

“잃은 건 당연히 많죠. 부모님 자주 못 뵙고 동생 자주 못 보고 친구들을 더 자주 못 보고 친구들이나 여행이나 어디 놀러가는 거 다 못하고. 그런데 이것도 경제학 원리 중에 하나인데, 인생이 교환이잖아요. 그러니까 하나 얻으려면 하나 포기해야 된다. 그래서 사실 저는 한국에 와서 잃은 게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그냥 인생 자체가 그런 거니까 사실 이쪽으로 가면 저쪽으로 갈 수가 없잖아요. 잃은 게 없었던 것 같고 결국 얻은 게 많았던 것 같아요 한국에서 제가 이제 많은 꿈을 이루게 되었죠. 한국에 살면서“

- 알베르토 인터뷰 中 -

▲ 한국을 사랑하는 바른생활 아저씨, 한국인이 사랑하는 이탈리아 친구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잘 아는 외국인. 알베르토는 평창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발탁, 영광스런 그 임무를 수행한다.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온 그를 알아보고 팬을 자처하며 말을 건넸다. 알베르토의 팬은 남녀노소,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 알베르토와 함께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 그의 친구들은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똑똑하고, 예의 바르고, 잘 생겼는데, 왠지 모르게 너무 편하다고.

알베르토의 서른네 번째 생일날. 미국, 영국, 스페인, 멕시코는 물론 아프리카 가나, 이탈리아, 중국에서 한국까지. 세계 각국의 친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람을 불러 모으고, 사람과 사람이 국적, 언어, 나이를 초월해 친구가 되게 하는 힘이 알베르토에게 있다.


“알베 형이 이상하게 편해요. 한국사람 같아요. 한국동네 형 같아요. 진짜 편해요. 처음에는 당연히 이탈리아 사람이니까 어쨌든 많이 알지 못하겠지 했는데 너무 많이 알아가지고 제가 이제는 그냥 물어봐요, 궁금한 거. 공부를 진짜 많이 한 게 티가 나요. 한국 공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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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딘딘 인터뷰 中 -

“완전 브라더죠 브라더. 친절하고 모든 사람들한테 잘해줘요. 너무 좋아요. 거의 완벽한 남자예요. 알베르토가 나쁘거나 약점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 한 명도 없을 거예요. 진짜로요. 되게 좋아요 사람이.“

- 방송인 샘 오취리 인터뷰 中 -

▲ 방송 최초로 털어놓는 알베르토의 속사정... 평생 안고 살아야 할 당뇨병과 한국 정착을 도와주었던 한국인 엄마에 대해 이야기하다

한국 정착 초기. 너무나 가난해 잠 잘 곳조차 마땅치 않았던 그에게 아무 대가 없이 방을 내주고, 한국어와 한국 가족의 따스함을 전해주었던 은인, 알베르토의 ‘한국 엄마’를 찾아 나섰다. 10년 전, 허름한 티셔츠 두 장 들고 한국에 들어왔던 그 시절, 사랑하는 아내가 한국 정착의 목표였다면 ‘한국 엄마’는 알베르토가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을 지켜주었다.

그러나 그 무렵 알베르토는 자신에게 1형 당뇨병이 발병했음을 알게 된다. 유전도, 잘못된 생활습관, 식습관 탓도 아니다. 원인불명. 그러나 평생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병이다.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을 것이고, 하나를 선택하면 가지 못한 다른 길은 어차피 버려야 하는 것. 긍정의 아이콘 알베르토는 비단 방송을 통해 한국과 소통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또 다른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직원 4명의 사회적 기업의 일원이 된 것. 좋은 기업이 사회를 바꾼다는 철학을 가진 알베르토는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제2의 고향이죠. 제가 20대를 한국에서 보냈으니까요. 장소는 중요하지 않아요. 사람의 태도가 중요하지 장소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래도 한국은 저를 위해서, 아내를 위해서 너무나 좋은 나라라고 생각해요. 정말로 한국 사람이 제일 좋고요.“

- 알베르토 인터뷰 中 -

사랑을 찾아 떠나 왔던 낯선 나라에서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이제는 한국인들의 사랑받는 방송인이 된 알베르토. 어린 시절 꿈꿔왔던 미래는 한국에 오면서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베르토는 한국에서 새로운 꿈들을 실현하고 있다. 숱한 우여곡절과 갈림길에서 올곧은 선택을 해나가는 그의 품위 있는 인생을 ‘사람이 좋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사진=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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