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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박찬호·박지성급 스포츠 레전드? 더 높은 곳에 올라가야 자격 있죠"

'메이저 4강 신화' 정현 기자간담

어려서인지 부상 회복 속도 빨라

내주부터 훈련...佛오픈도 참가

한국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4강 진출 기록을 쓴 정현이 2일 후원사 라코스테의 주최로 열린 축하 기자 간담회에서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이호재기자한국인 최초로 테니스 메이저 대회 4강 진출 기록을 쓴 정현이 2일 후원사 라코스테의 주최로 열린 축하 기자 간담회에서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다. /이호재기자


“그분들은 높은 자리에 간 것뿐 아니라 그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하셨잖아요. 저도 그렇게 돼야만 그분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정현(22·삼성증권 후원)은 박세리·박찬호·박지성 등 한국 스포츠의 ‘레전드’들과 비교되고 있다는 취재진의 언급에 이렇게 답했다. 지난달 끝난 메이저 테니스 대회 호주오픈에서 4강 신화(상금 7억5,000만원)를 쓴 정현은 지난 영광은 뒤로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2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클럽앤스파에서 진행된 메이저 대회 4강 진출 축하 기자 간담회에서 정현은 “앞으로 테니스장의 관중석이 꽉 차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그러려면 내가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가야 한다”며 “천천히 목표를 재설정할 것이다. 이제 사정권에 왔다고 생각하니까 언젠가 시상대에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어김없이 ‘발’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군데군데 물집이 터지고 피멍이 들어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와의 4강 때와 경기 후 개인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된 발은 다음 대회 일정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호전된 상태다. “어리다 보니 회복 속도가 빠른 건지 다음주부터 훈련에 나설 것이고 대회 스케줄도 조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발을 잘 치료해 한계를 높이겠다. 앞으로는 부상 때문에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준비하겠다”고도 했다. 오는 5월 있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은 물론 참가한다. 정현은 “지난해 클레이코트 시즌에 좋은 성적을 냈다. 잘하는 선수들을 보면 하드코트든 클레이코트든 어디서나 잘하기 때문에 나도 올 시즌 모든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대회에서 투어 4강까지 진출했고 프랑스오픈에서는 32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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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의 관심에 부담도 있지만 잘하는 선수들은 모두 그런 부담을 이기고 그 자리에 갔다는 것을 잘 안다”는 정현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100만까지 찍고 갈 데까지 가볼 것”이라고도 했다. 호주오픈 전 1만명 수준이던 정현의 팔로어는 현재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이 자신의 이름과 테니스 관련 키워드로 도배되다시피 한 ‘사건’은 현지에서 확인해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어릴 때 약시 판정을 받고 지금도 시력이 좋지 않은 정현은 대회 때 안경을 5개씩 가지고 다닌다는 사실과 자신의 경기 영상은 어색해서 전혀 보지 않고 휴대폰에 본인 사진도 거의 없다는 사실 등도 공개했다. ‘강철 멘탈’로 잘 알려졌지만 바퀴벌레를 가장 무서워해 라켓으로 살짝 덮어놓는다는 사실도 들려줬다.

정현은 “예전에는 페더러나 라파엘 나달(스페인) 같은 선수들과 맞대결한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 했다. 앞으로 더 자주 맞대결 기회를 만들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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