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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보면 미소... 시선 강탈 '북한 소녀'

'北 마스코트' 피겨 렴대옥

2일 밝은 표정으로 첫 연습

작은 체구·앳된 얼굴에 인기

다른 北선수들보다 대처 유연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이 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밝은 표정으로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이 2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밝은 표정으로 첫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렴대옥(19)-김주식(26) 조가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들은 지난해 9월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북한 측은 기한 내에 출전 여부를 통보하지 않아 출전권은 휴지 조각이 될 뻔했다. 이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언급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는 렴-김 조에게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북한과 함께하는 ‘평화올림픽’에 적극적이던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난달 20일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부여하면서 렴-김 조는 마침내 2일 올림픽 경기장인 강릉 아이스아레나의 은반 위에 섰다.

렴-김 조는 북한 선수 22명 중 국내외 언론으로부터 가장 주목받는 선수들이다. 특히 렴대옥은 작은 체구와 앳된 얼굴로 카메라 기자들을 몰고 다니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달 북한 예술단의 사전점검 때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의 일거수일투족이 일부에서 화제가 됐듯 북한 선수단의 마스코트는 렴대옥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렴대옥은 지난 1일 밤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북한 선수단 본진의 일원으로 입국한 뒤 선수단 중 드물게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에 웃음으로 화답해 눈길을 끌었다. 환영 현수막을 준비한 시민에게 인사하는가 하면 강릉선수촌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서도 미소를 띠고 손을 흔드는 모습은 일반적인 북한 선수에 대한 고정관념과 거리가 먼 것이어서 화제가 됐다. 비틀스 음악에 맞춰 연기하는 렴-김 조는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8주간 훈련하며 캐나다 코치인 브루노 마콧의 지도를 받기도 했다. 대회나 훈련을 하러 외국을 찾는 일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다른 북한 선수들과는 다르게 유연한 자세가 몸에 밴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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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콧은 “렴대옥 조는 훈련 때 자기들이 어느 정도로 잘하고 있는지,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보는지 끊임없이 물어왔다. 그러나 정치적인 대화는 일절 피하는 모습이었다”고 돌아봤다. 앞서 마콧은 한국의 김규은-감강찬 조를 지도하기도 했다. 네 선수는 몬트리올에서 함께 훈련하면서 김치와 김밥을 주고받는 등 우정을 쌓았다.

렴대옥은 김주식과 함께 지난해 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과 지난달 4대륙선수권에서 모두 동메달을 따내는 등 세계 수준에 근접한 기량을 자랑한다. 4대륙 대회에서는 총점 184.98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북한 선수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대성산체육단 소속의 둘은 각각 싱글 선수로 활동하다 2015년부터 함께하고 있다.

렴-김 조는 북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전 연습에 나섰다. 이 두 사람이 국내 아이스링크에 선 것은 처음이고 북한 선수가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한 것도 처음이다. 이날은 렴대옥의 생일이기도 했다. 훈련은 김현선 코치와 2명의 북한 선수단 관계자가 지켜본 가운데 40분간 이어졌다. 렴대옥은 스텝 시퀀스 동작 때 관중석에 미소를 보내는 표정 연기도 연습했고 이따금 고난도 리프트 동작이 나올 때는 훈련을 지켜본 대회 운영요원들 사이에서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렴-김 조는 훈련 뒤 선수촌으로 돌아가면서는 취재진과 운영요원들에게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들이 출전하는 피겨 페어는 오는 14일 오전10시(쇼트프로그램)와 15일 오전10시30분(프리스케이팅)에 시작된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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