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는 중국 과학자들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핵잠수함 지휘부의 작전능력을 높이기 위해 잠수함 컴퓨터 시스템에 AI 기능을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군당국은 잠수함에 설치된 수중음파탐지기(SONAR·소나)의 수집정보를 정확하게 판독하기 위해 첨단 AI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급박한 실전상황에서 소나 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이른 시간 내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전투력 제고의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있다.
현재 대다수 핵잠수함에 설치된 컴퓨터는 충격과 열, 전자기 방해 등에 견디기 위해 내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AI는 공간에 제한을 받는 핵잠수함에 설치하는 데 아직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때문에 중국 군당국이 AI를 핵잠수함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점은 관련 기술력에서 중국이 큰 진전을 이뤘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과학원의 주민 연구원은 “AI는 최근 수년간 중국 잠수함 기술 연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이슈”라며 “AI는 수중전쟁의 양상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을 군사 분야에 응용하는 중국의 움직임에 미국도 긴장하고 있다. 미 해군의 잠수함 기술 연구에 관여하는 조 마리노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스텔스·센서·무기 등과 결합한 AI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면 미국의 수중 지배력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미국도 잠수함에 AI를 도입하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AI를 실제 핵잠수함 운용상황에 도입하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현재 기술력으로는 대용량 컴퓨터가 필요한 AI를 잠수함의 좁은 공간에 설치하기가 쉽지 않고 전투 시 충격과 열에 견딜 정도의 내구성도 함께 갖추기 힘들다는 평가다. 신문은 전문가를 인용해 “제어위험 요인이 있는 AI가 실전상황에서 자의적인 판단을 내릴 때 발생할 위험도 AI 실전배치에 앞서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