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취준생 대기업 선호하는 이유?'..."기업 규모에 따른 임금격차 확대"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전체 임금 불평등 확대분 1/3 차지

대기업이 성과급 더 많이 지급…"성과 공유에 더 적극적인 태도"

근로자 학력·경력·성별보다 기업 규모가 임금불평등 확대 요인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근로자 성과급을 더 적극적으로 지급하면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사업체 규모가 임금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우리나라 상시근로자의 임금불평등 확대는 학력·경력·성별 등 근로자의 특성보다 기업의 규모·산업 등 노동 수요 요인에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확대에는 성과급의 차이가 큰 역할을 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중소기업(근로자 수 10~29명) 대비 대기업(근로자 수 300명 이상)의 월 평균임금 격차는 1994년 1.12배에서 2015년 1.8배 수준으로 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의 특성에 의한 임금 불평등은 1994년부터 상승하다가 2008년부터 하락한 반면, 기업 규모나 산업 특성에서 비롯된 임금 불평등은 2008년 이후에도 계속 확대됐다. 그 중에서도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컸다. 1994~2015년 산업 간 임금 격차로 인한 임금 불평등 확대분은 전체의 11.33%포인트였지만 기업 규모까지 고려하면 그 수치가 44.03%포인트로 훨씬 컸다. 우리나라 상용근로자 간 임금 불평등은 같은 산업 내에서도 사업체의 규모에 따라 심화됐다는 얘기다.


이렇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진 데에는 고정임금 뿐 아니라 성과급의 차이가 컸다. 고정임금만 떼어놓고 보면 산업·규모 간 임금 격차는 1994~2015년 전체 임금 불평등 확대분의 29.35%포인트를 차지했지만 성과급 차이까지 고려하면 이 수치가 44.03%포인트까지 올라갔다. 다시 말해 최근 20년간 총임금 불평등이 확대된 데에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절반 가까이 영향을 미쳤고, 그 중에서도 성과급 차이가 15%포인트를 차지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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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더 많이 지급한 것은 노동생산성이 더 좋아졌기 때문이라기보단 대기업이 성과 공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고서를 쓴 송상윤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000~2008년과 2009~2015년을 비교해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 차이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면서 “대기업이 성과급을 통한 성과 공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상시근로자간 임금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 개인의 요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기업 불평등의 확대가 임금 불평등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1994~2015년 중 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체에서 근무하는 20세 이상 60세 이하 상용근로자 약 660만명, 기업 약 79만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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