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배라의 경고...자금지원 압박 카드인가

배라 "독자생존 조치 취해야"

외신 "완전 철수 가능성 시사"

국내선 "산은 결단 촉구" 분석

메리 배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6일(현지시간) 한국GM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철수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해석했지만 한국에서는 산업은행 등 한국 측에 자금 지원을 압박하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배라 회장은 이날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한국GM은 독자생존이 가능한 사업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비용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워 개선이 필요한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와 미국 월가는 배라 회장이 이날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비드 위스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행보를 고려할 때 완전철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GM 관계자는 “외신의 분석은 자동차산업이 아닌 월가의 시각을 바탕으로 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인건비 절감 등 비용 합리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배라 회장 발언의 뜻”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가운데 7일 한국에서는 GM이 한국GM에 빌려 준 돈을 출자 전환하는 대신 같은 주주인 산은도 증자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GM은 최근 산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배라 회장은 한국의 결정을 촉구하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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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은 한국GM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악화됐다. 1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6% 급감했다. 배라 회장은 수익을 내라고 했지만 사실상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과거 한국GM은 GM이 세계에 파는 소형차의 생산기지 역할을 했지만 GM이 유럽 시장 등에서 철수하며 한국GM 완성차 수출은 2015년 46만대에서 지난해 39만2,170대로 15.2% 급감했다. 2014년 102만대였던 반조립(CKD) 수출 물량은 4년 만에 54만대로 줄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자본잠식 상태고 최근 3년 누적 적자 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GM과 배라 회장이 이처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산은도 조만간 증자 참여냐 거부냐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난색을 표할 경우 GM은 또 다른 압박 카드를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강도원·박민주기자 theone@sedaily.com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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