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배라 회장은 이날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한국GM은 독자생존이 가능한 사업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비용구조로는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워 개선이 필요한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와 미국 월가는 배라 회장이 이날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비드 위스턴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과거의 행보를 고려할 때 완전철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GM 관계자는 “외신의 분석은 자동차산업이 아닌 월가의 시각을 바탕으로 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인건비 절감 등 비용 합리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배라 회장 발언의 뜻”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가운데 7일 한국에서는 GM이 한국GM에 빌려 준 돈을 출자 전환하는 대신 같은 주주인 산은도 증자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국 GM은 최근 산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배라 회장은 한국의 결정을 촉구하기 위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GM이 이 같은 요구를 한 것은 한국GM이 처한 상황 때문이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악화됐다. 1월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6% 급감했다. 배라 회장은 수익을 내라고 했지만 사실상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
수출도 마찬가지다. 과거 한국GM은 GM이 세계에 파는 소형차의 생산기지 역할을 했지만 GM이 유럽 시장 등에서 철수하며 한국GM 완성차 수출은 2015년 46만대에서 지난해 39만2,170대로 15.2% 급감했다. 2014년 102만대였던 반조립(CKD) 수출 물량은 4년 만에 54만대로 줄었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자본잠식 상태고 최근 3년 누적 적자 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GM과 배라 회장이 이처럼 발 빠른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산은도 조만간 증자 참여냐 거부냐를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난색을 표할 경우 GM은 또 다른 압박 카드를 내밀 것으로 예상된다.
/강도원·박민주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