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로터리] 공정 사회를 위한 공직자의 자세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




성선설(性善說)을 주창한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착하다는 증거로 ‘우물에 빠진 아이’를 예로 들었다.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모습을 본 순간 누구든 순수한 마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맹자는 이를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 즉 ‘차마 참지 못하는 마음’이라고 불렀고 이런 의로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맹자에 따르면 인간사회는 늘 평화로워야 한다. 그러나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에 어떤 사회든 평화로웠던 적은 없었다. 절제된 욕망은 역사발전의 원동력이 됐지만 탐욕은 화를 불렀다.

오늘날 우리는 도를 넘는 탐욕을 심심찮게 본다. 채용비리로 얼룩진 공공기관들, 검은돈을 받은 공무원들, 사리사욕에 빠진 정치인들, 편법을 동원해 이익을 챙기는 기업가들, 갑을관계를 이용해 각종 성 추문을 일삼는 권력자들 등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우리 사회가 총체적인 탐욕의 늪에 빠진 듯하다.


이에 현 정부에 의한 일련의 적폐청산은 오랜 기간 쌓여온 악습을 제거해 국민에게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려는 정상화의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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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에서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도 공정한 능력주의 사회 정착을 위한 ‘블라인드 채용’과 비정상적인 계약 관행 근절을 위한 ‘계약현황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청렴도 측정에 따른 취약 분야 집중관리’ 등 다양한 반부패 정책을 추진하고 고질적인 부패행위자에 대해서는 무관용 처벌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부실시공, 금품·향응 수수, 부당 업무지시, 예산 부당사용 등 적폐청산 4대 행위에 감찰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공정한 사회의 시작은 청렴이다. 특히 국가의 녹을 받는 공직자의 청렴은 직업윤리를 넘어 국가경쟁력을 결정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밑바탕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에 공직자에게는 보다 엄격한 윤리적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아도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의 몫이다. 그동안 우리는 법과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국민이 불이익을 받는 경험을 너무나 많이 봐왔다. 따라서 ‘말 따로, 행동 따로’의 악습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의롭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소통도 중요하다. 율곡 이이는 ‘언로(言路)가 열렸느냐 막혔느냐에 따라 나라의 흥망이 달려 있다’고 했다. 이에 모든 공직자는 소통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근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없이 나약해 보이는 개개인의 힘이 모여 세상을 바꿔왔다. 이제 우리가 가진 의로운 마음과 작은 실천 의지가 모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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