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최고 1.5조' CJ헬스케어 매각가 고가 논란

상각전영업익 816억의 18배

작년 팔린 휴젤 16배보다 높아

인수후보들 "가격 부담"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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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스케어의 매각가격에 대한 거품론이 일고 있다. 신약개발 등 바이오주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매각 쪽이 가격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인수에 적극적인 한국콜마 컨소시엄이 가격보다는 인수 후 시너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이르면 12일 예비후보를 상대로 본입찰을 진행한다. 예비후보는 한국콜마와 사모펀드 운용사인 H&Q코리아·미래에셋자산운용 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가 뭉친 한국콜마 컨소시엄을 비롯해 국내 PE인 한앤컴퍼니, 미국계 PE인 칼라일과 영국계인 CVC캐피털이다.


예비입찰에는 이들 외에 MBK파트너스·베인캐피털·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도 참여했으나 CJ 측이 비교적 높은 가격 하한선을 염두에 뒀다고 알려지면서 이들은 입찰을 포기했다. 예비입찰에 통과한 일부 PE는 1조5,000억원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파악됐다. CJ헬스케어의 지난 2016년 기준 매출은 약 5,208억원으로 상각전영업이익이 816억원이다. IB 업계에서는 상각전영업이익이 매각가의 몇 배인지를 기준으로 매각가격의 비싼 정도를 가늠한다. 이를 기준으로 CJ헬스케어 매각가 1조5,000억원은 상각전영업이익의 18배로 지난해 16배 가격에 베인캐피털이 인수한 바이오제약기업 휴젤보다 높다.

CJ헬스케어는 인수후보자들에게 보낸 투자설명서에서 10개의 사업부가 300억~800억원의 고른 수익을 올린다고 소개했다. 환자용 수액, 소화기 치료제, 항암 치료제, 간염 백신 등 의약품을 중심으로 ‘컨디션’ ‘헛개수’ 등 숙취해소음료와 홍삼 등 건강식품까지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했다는 것이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처음으로 위식도 역류제 신약개발에 성공해 이르면 올해 말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예비입찰 참여를 철회한 PE 관계자는 “CJ헬스케어의 주력사업군인 수액 사업은 시장 자체가 2,000억원 수준으로 작고 시장점유율 1위라는 숙취해소음료도 경쟁이 격화돼 위태로운데다 신약 사업도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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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로 선정된 복수의 관계자들도 CJ헬스케어가 CJ그룹으로부터 분리되면 그룹 내 거래와 브랜드 상실로 매출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되면 CJ그룹과 거래관계를 일정 기간 유지하고 브랜드 사용에 대한 협상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력 인수 후보들은 1조5,000억원의 가격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인수 후보측 관계자는 “인수자측과 CJ헬스케어는 제품이나 사업구조가 겹치지 않고 예비실사 과정에서 CJ헬스케어의 공장 운영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CJ 측이 가격 이외 사업의 안정적 유지나 발전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콜마 컨소시엄은 한국콜마가 인수대금의 최대 60% 이상을 투자하고 H&Q가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 밖에 경쟁자 중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예비입찰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며 본입찰에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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