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수도관 동결·온수관 파열...영업 못해요" 노후건물 자영업자 매출 하락에 발동동

카페 등 온수 필수 가게 피해 커

일부 가스 토치 이용 배관 녹여

화재로 번질 아찔한 상황 연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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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 출입구에 수도관 동파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위쪽 사진). 서울 중구의 한 봉제공장 직원이 건물 옥상에서 꽁꽁 언 알루미늄 배관을 토치로 녹이고 있다(아래쪽 사진).      /허세민기자.서울 서대문구의 한 카페 출입구에 수도관 동파로 영업을 종료한다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위쪽 사진). 서울 중구의 한 봉제공장 직원이 건물 옥상에서 꽁꽁 언 알루미늄 배관을 토치로 녹이고 있다(아래쪽 사진). /허세민기자


연일 이어지는 강추위로 자영업자들이 가게 문을 닫는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수도관 동결, 온수관 동파 사고 등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해 매출 하락을 눈뜨고 지켜볼 뿐 뾰족한 대안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특히 카페 등 온수 공급이 필수인 가게의 피해가 크다.

서울 회기역 인근의 한 카페는 최근 건물 안 수도관이 터져 하루 종일 영업을 접어야 했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김모씨는 “카페 바닥에 물이 흘러넘쳐 아침부터 오후5시까지 손님들에게 커피를 팔지 못했다”고 전했다. 인근 지역에서 복권방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한파로 열흘 가까이 건물 안에서 수돗물을 제대로 못 쓰는 상황이라 가게 문을 잠시 닫아야 할지 고민”이라며 “이미 같은 상가 2층의 식당은 열흘 내내 영업을 못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우여곡절 끝에 영업을 이어가는 가게들도 온수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일부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커피숍에서 일하는 최승우씨는 “지난 월요일(5일) 아침에 출근해서 보니 수도관이 얼어 커피 대신 온수기에 저장된 물을 사용해 티 위주로만 판매했다”며 “오후에는 그나마 있던 물도 다 떨어져 매출이 평소의 3분의1 수준에 그쳤다”고 푸념했다. 최씨는 “수도관 동결은 기사를 불러서 곧바로 해결했지만 배수구 내부가 얼어붙어 꽉 막힌 문제는 여전하다”며 “바닥 타일을 뜯고 원인을 파악 중이라 당분간 영업에 상당히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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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자영업자는 가스 토치 등을 이용해 얼어붙은 배관을 직접 녹이는 위험천만한 모습도 보였다.

서울 중구의 한 세탁소에서 근무하는 김광서씨는 “옛날 건물이라 올해처럼 추운 날이 많으면 일주일에 나흘은 직접 가스 토치로 배관을 녹여야 한다”면서 “(가스 토치를 쓰는 것이) 위험하지만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세탁소는 스팀다리미에 쓰고 남은 물을 외부로 흘려보내는 알루미늄 배관이 건조기 기계 뒤로 지나가는 구조였다. 건조기 위에는 세탁용 화학약품들이 놓여 있었고 바로 앞에는 비닐에 싸인 옷가지들이 잔뜩 걸려 있었다. 자칫 불꽃이 튀기라도 하면 언제든지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 매일 벌어지는 셈이다.

이처럼 겨울철 동파로 신음하는 자영업자들은 오래된 건물이 많은 구시가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영민 서울특별시 상수도사업본부 주무관은 “토치로 수도계량기 등을 녹이면 내부 부품 파손은 물론 화재 위험도 커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헤어드라이어나 따뜻한 물수건 이용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이재명·심우일기자 nowlight@sedaily.com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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