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기술은 급속히 발달하고 수명은 늘어나는데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미래 세상에 대한 그림을 못 잡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최재용(52·사진) (사)4차산업혁명연구원 원장은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학생들에게 4차 산업혁명 교육을 하면 어떤 전공과 직업을 선택하고 뭘 준비해야 할지 다들 막막해한다”며 교육혁명을 강조했다. 최 원장은 공주대 전자상거래학 박사 과정을 수료한 지난 2009년부터 소셜미디어 전문 강사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4차산업혁명연구원을 설립하고 ‘이것이 4차산업혁명이다’라는 책을 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그는 현재 숭실대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와 ‘빅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 과정을 대학생 등 청년을 대상으로 해 올여름 4주 과정으로 개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서울 동작관악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맺고 초중고를 방문해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른 미래 직업과 일자리 변화에 관해 특강을 하는 등 전국적으로 교육활동을 펴고 있다. 최 원장은 “여전히 주입식 교육에서 탈피하지 못해 창의력 수업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교육 현실”이라며 “특강을 통해서나마 학생들이 희망 직업을 공무원에서 로봇공학자 등으로 바꿀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미네르바스쿨(입학 후 1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후 7개국을 순회하며 공부)이나 마이크로칼리지(3개월 과정으로 산업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교육) 등의 혁신적인 대안대학과 무크(무료 온라인 강의) 등이 뜨는 상황에서 대학 교육의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대학에서 특강을 하며 학생들에게 ‘뭐하고 싶느냐’고 질문하면 꿈도 별로 없고 수업 끝나고 토익학원에 간다고 한다”며 “인공지능(AI) 번역기가 나오는 세상에 토론식으로 창의력을 길러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학생이 교수의 일방적 강의를 받아적고 성적에만 연연하는 풍토에서 어떻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퍼스트 무버나 게임 체인저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최 원장은 “이제 조기 퇴직에 대비해 2~3개의 직업 교육도 받으며 준비해야 하는 평생교육 시대”라며 “학생들에게 ‘공무원이나 일반 기업에 가는 것보다 AI나 빅데이터,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드론, 로봇,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예술 등을 공부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고 소개했다. 그럼에도 한국데이터진흥원이나 한국정보화진흥원 등 공공기관에 빅데이터·AI·IoT 등의 취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하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적지 않은 데 신청자가 많지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그는 “과거 GS홈쇼핑 MD를 퇴직하고 중국에서 트라이보드를 수입해 홈쇼핑과 백화점에 판매하다가 특허소송에 휘말려 재고를 고철로 넘긴 경험이 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돼 미래 트렌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