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ECB 차기 부총재에 데긴도스...매파 시대 신호탄?

스페인 유로존 입지회복 계기로

차기 총재 獨 매파 바이트만 유력

긴축기조 급격한 전환 가능성도

루이스 데긴도스 스페인 경제장관/EPA연합뉴스루이스 데긴도스 스페인 경제장관/EPA연합뉴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이 오는 6월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로 루이스 데긴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ECB의 최고 집행기구인 차기 집행위원회 구성전의 막이 올랐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임기는 아직 1년 이상 남았지만 유럽이 ‘긴축시대’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내년까지 집행위원 6명 중 대표적 ‘비둘기파’ 3명을 포함한 4명이 교체될 예정이어서 글로벌 금융권은 일찌감치 ECB 차기 집행위 구성에 주목해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로그룹은 19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성명을 내고 데긴도스 장관을 5월 퇴임하는 비토르 콘스탄시우 ECB 부총재 후임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데긴도스 차기 ECB 부총재 내정자는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출신으로 지난 2011년부터 스페인 재무장관을 맡아왔다. 그는 다음달 22~23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최종 선임돼 6월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데긴도스 차기 부총재는 실용주의자라는 평가 속에서도 긴축정책을 옹호하는 매파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데긴도스 장관은 ECB 부총재 자리를 놓고 필립 레인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와 경합했지만 레인 총재의 후보직 철회로 수월하게 선임됐다. 통화정책 집행 경험이 없는 장관이 중앙은행의 선호도가 높았던 레인 총재를 제치고 선임되자 재정위기 이후 4위 유로 경제국의 위상이 흔들리며 ECB 집행위 이사직마저 잃었던 스페인의 입지가 다시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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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의 선임은 차기 ECB 집행위 구성의 시발점이자 내년 10월 말 임기를 마치는 드라기 총재 후임 인선의 가늠자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남유럽인 스페인이 부총재 자리를 확보함에 따라 차기 총재직은 북부유럽 몫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며 ‘매파’ 성향의 독일 출신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중앙은행) 총재가 드라기 후임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바이트만 총재는 경제가 정상화되면 통화완화 정책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인물이다.

여기에 비둘기파로 알려진 페터 프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내년 5월 말), 브누아 쾨레 이사(내년 12월 말) 등의 집행위원도 줄줄이 교체를 앞두고 있어 ECB의 정책 기조가 급격히 긴축으로 기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중립 성향의 레인 총재는 집행위 3인방 중 하나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맡을 가능성이 관측된다고 외신들은 덧붙였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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