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이주열 "한미 간 금리 역전돼도 外人 자금 유출 가능성 작아"

"한국 외환보유액·경상수지 등 대외건전성 양호"

"한국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도 여전히 안정적"

美 연준 3회 금리 인상 전망..."유심히 살필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재임 중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치고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재임 중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마치고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한국과 미국 간 금리가 역전된다고 하더라도 당분간은 외국인 증권자금이 대규모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외국자본 유출입은 내외금리 차 외에도 국내외 경기·물가 상황, 환율 변동에 대한 기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위험자산 선호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50%로 유지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시장의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연 1.50~1.75%로 인상하면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보다 높아진다. 지난 2007년 이후 11년여 만의 역전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상당한 수준이고 경상수지도 상당폭 흑자를 지속하는 등 대외건전성이 매우 양호하다”며 “외국인 채권자금도 장기투자행태를 보이는 외국 중앙은행, 국부펀드 등 공공자금 비중이 높은 점도 자본유출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경험을 봐도 대규모의 증권자금 유출은 내외금리 차보다는 국제금융시장에 큰 충격이 온다거나 일부 신흥국 경제에 불안이 확산되는 경우에 주로 발생했다”며 “내외금리 차만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이 크게 확대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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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채권자금은 순유입 추세가 계속되는 점도 자본유출 압력이 낮은 근거로 꼽았다. 눈앞으로 다가온 한미 간 금리역전에도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양호하다는 것이 이 총재의 판단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8월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외국인 자금이 잠시 유출됐지만 그 이후 다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국내외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계속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미국 연준이 올해 네 차례까지 금리 인상 횟수를 늘려 한미 간 기준금리 차가 앞으로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 총재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최근 미국의 물가상승 압력이 점점 높아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횟수 또는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이 종전보다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미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를 보면 현재로서는 아직 3회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고용·물가 상황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도 달라질 것”이라며 “앞으로의 통화정책방향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내 경기·물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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