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1,600억弗이면 팔게" 몸값 높인 퀄컴

브로드컴 인수 제안가서 15% 올려

미국 샌디에고에 위치한 퀄컴 본사 건물. /AP연합뉴스미국 샌디에고에 위치한 퀄컴 본사 건물. /AP연합뉴스




세계 4위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의 인수제안을 수차례 거절해온 퀄컴이 태도를 바꿔 몸값 높이기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퀄컴은 브로드컴이 인수가격을 1,600억달러(171조2,000억원)로 높인다면 인수 제안을 수락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은 다음달 6일 이사회를 앞두고 혹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신에서 “양측이 실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기밀유지협약(NDA)을 맺는 것에 관심이 있다”며 가격 협상을 위해 양사가 조속히 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1,600억달러는 부채 250억달러(26조7,500억원)를 포함한 금액으로 퀄컴은 현재 주당 79달러인 인수가격을 90달러 이상으로 최소 15%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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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경쟁당국의 반독점 이슈를 두고 인수시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퀄컴 경영진의 커다란 입장 변화”라면서 “두 회사는 인수가 논의에 도달할 만큼 충분한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FT는 퀄컴이 태도를 바꿈에 따라 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성사 여부는 탄 CEO의 결정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브로드컴은 이달 초 인수가격으로 부채를 포함해 최고 1,460억달러를 제시하면서 마지막 제안이라고 못 박았지만 퀄컴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바 있다. 이후 퀄컴이 네덜란드의 반도체 기업 NXP를 4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자 브로드컴은 인수가격을 1,420억달러까지 내린 상태다.

퀄컴의 제안에 브로드컴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브로드컴은 성명을 통해 “퀄컴이 제시한 프로세스가 신속한 합의로 이어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다만 양측 모두에게 현실적인 조건으로 협상할 준비는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제이컵스 CEO의 서한 내용이 알려진 뒤 퀄컴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78% 상승한 66.98달러로 마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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