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따지지 말고 생각을 유도하라

KAIST 경영대학 교수

<61> 마음을 움직이는 효과적인 조언

'왜' 대신 '어떤 이유냐' 중립적 표현 쓰고

'어떻게 할까'로 스스로 개선법 찾게 해야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사업 제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 중인 어느 스타트업 회의실. 이번 프레젠테이션은 관련 팀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연 과정을 지켜보는 대표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다. 그동안 사업 내용에 대해 충분히 공유하고 이해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기대한 만큼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조언해야 할지 고민하다 말문을 열었다.

“왜 그 부분을 이렇게 준비했나요?”


“OOO 팀장, 지금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거예요?”

“그게 그러니까….”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대표도 ‘아차’ 싶었다. 혼내려고 한 게 아니라 더 좋은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는데 말을 하고 나니 의도와 다른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그냥 지나칠 수도 없었고 말이다. 어느 조직에서나 생길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좀 더 생산적으로 풀어나갈 방법이 없을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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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왜 이렇게 준비했나요?”를 살펴보자. 우리는 보통 이유를 알고 싶을 때 ‘왜’로 시작하는 질문을 한다. “보고서를 왜 이렇게 늦게 제출했어요?” “왜 이번 프로젝트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 거죠?”와 같이 말이다. 그런데 이 ‘왜’가 자신에게 사용될 때는 중립적으로 들리는데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면 상대방에게 동의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의미가 전달된다. 따라서 이러한 질문을 받은 상대방은 질문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불편한 기분에서 대답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발전적인 대화로 이어지기가 어렵다. 상대방에게 따끔한 주의를 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왜’라고 직접적으로 묻지 말고 ‘어떤 이유’ ‘어떤 동기’와 같은 간접적인 표현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보고서가 늦은 이유가 궁금하군요” “이번 프로젝트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알고 싶군요” “해당 부분을 이렇게 준비한 이유가 있나요?” 같은 식이다. 훨씬 부드럽게 대화를 이끌 수 있고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들어볼 기회도 된다.

다음은 “지금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거예요?”의 경우. 이는 질문이라기보다 질책에 가까워 보인다. 개선이 목적이라면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줄 필요가 있다. “이번 제안의 목적은 이러저러한 것이잖아요? 그러니까 4페이지를 이러저러하게 보완하면 좋겠어요” 같은 식이다. 이런 조언은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적인 대화 방식을 만들어보자. 적절히 질문하는 것이다. “이번 제안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 목적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 어느 부분이라고 생각하세요?” “좀 부족해 보이는 부분은 어떤 것 같습니까?” “그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식이다. 이런 질문들은 상대방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왜’를 빼고 ‘어떤 이유인지’를, 질책성 질문보다는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지는 습관을 가져보자.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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