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긴장완화 분위기지만 한미연합훈련 '예정대로' 가능성

결정적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

미세 조정 여부 주목 대상

남북한 대화 분위기가 군사적 긴장 완화로 이어질까. 기대는 높아지고 있으나 속단하기는 어렵다. 확실한 것은 두 가지로 보인다. 첫째, 4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은 그대로 진행되고 둘째, 훈련이 미세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나 전적으로 미국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우선 한미연합훈련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은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아질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대북 특사단에 밝힌 대로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대화가 지속 되는 동안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북측의 약속 역시 주목할 대상이다. 북측의 이 같은 입장은 이전에 비해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북측은 이전까지 핵실험 일시적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도 한미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조건을 달았었다.

한미 양국은 일단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평창올림픽으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은 키리졸브(KR)와 독수리(FE) 연습. 키리졸브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연습(CPX)으로 약 10일간 진행되고 후자는 실 병력과 장비가 대거 동원되는 약 한 달 여에 걸친 야외 기동연습(FTX)이다. 지난해 한미 군은 3월 중순부터 10여일 동안 키리졸브 연습을 하고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독수리 연습을 실시했었다. 한미 양국은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종료되는 오는 18일 이후 구체적인 훈련 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주목할 대목은 훈련 규모. 북한이 ‘예년 수준’이라는 양해했어도 대화 분위기를 감안해 소폭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독수리 연습은 2015년 참가 미군 병력이 3,700여명 수준이었으나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을 일으킨 2016년 1만7,000여 명으로 급증하고 2017년도 1만 여명이 참가했다. 미국은 특히 2016년부터는 핵 추진 항공모함, 장거리전략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자산을 대거 전개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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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대치에서 대화의 실마리가 보이는 올해 상황에서도 예년과 같은 강도로 훈련이 실시 될 지 여부가 관건이다. 북한이 양해한다고 했어도 대화 진전을 위해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결정은 미국에 달렸다. 우리 정부는 내심 훈련 규모 조정을 바라고 있으나 남북 대화와 북미간 대화가 진행되더라도 한미 동맹의 틀은 견고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에 섣불리 의견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 당국자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미국이 훈련의 강도를 조정할 가능성은 반반이다. 북한이 두려워하는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상공 전개 등의 회수를 줄여 신뢰를 높이는 방안과 대북 군사적 압박 수위를 유지하거나 높여 대화 테이블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방안을 두고 미국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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