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 복수의 심리학]용서보다 짜릿한 '복수의 문화사'

■스티븐 파인먼 지음, 반니출판사



복수는 대개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뒤틀린 자기애와 과대망상, 지나친 폭력성에 기반해 끔찍한 역사를 만들어낸 스탈린이나 히틀러가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섶에 눕고 쓸개를 씹는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으려고 온갖 괴로움을 참고 견딤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를 떠올리면 복수심이라는 게 부정적이기만 한 건 아니다. 게다가 직장 상사에게 소량을 침을 뱉은 커피를 주거나, 평소 얄밉게 굴던 동료가 곤경에 빠지는 상상 등 우리가 꿈꾸는 소소한 복수 판타지는 그 자체로 정화되거나 위안을 주는 효과가 있으니 ‘복수의 힘’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책은 역사 속 인류가 어떤 복수를 꿈꾸고 행했는지를 살피면서 인류의 억눌린 본능을 펼쳐 보이는 ‘복수의 문화사’다. 고대시대부터 복수는 개인과 집단의 위협에 대한 반응이었다는 것, 권위자들이 복수를 정당화하는 동안 민초들은 복수문학에 열광했던 사례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특히 책은 인류의 전 역사를 통해 복수심의 근원과 기저에 깔린 심리 작용을 인간 실존의 측면에서 파헤치는 동시에 이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지에 대해 독자에게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1만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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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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