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되는 EBS1 ‘장수의 비밀’에서는 ‘고로쇠 별곡, 억척 엄마와 한량인 딸’ 편이 전파를 탄다.
해발 600m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산골 오지 심답마을. 이곳에 1년에 딱 한 달만 같이 사는 특별한 가족이 있다는데. 바로 오늘의 주인공, 양재연(81) 할아버지와 정우선(79) 할머니 그리고 노부부의 둘째 딸 양주희(57) 씨다.
이 가족이 1년 중 한 달만 함께 사는 특별한 이유는 바로,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기 위해서라고. 60여 년 동안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분이 고로쇠 수액 채취 작업을 해 오시다가 3년 전부터는 딸 주희 씨가 내려와 부모님을 돕고 있는 것인데.
집이 오지인 탓에 15세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던 주희 씨. 40여 년만에 부모님과 한집에서 살다 보니 모녀는 하루가 멀다고 전쟁을 치른다고. 매일 티격태격하지만, 고로쇠를 통해 서로 더 가까워지고 있는 지리산 산골 가족의 따뜻한 봄 이야기를 ‘장수의 비밀’에서 만나본다.
▲ 해발 600m 산골 오지, 봄마다 신비의 물이 나는 집이 있다?!
1년에 딱 한 달, 봄마다 귀한 물이 나는 집이 있다는데. 소문의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경남 하동의 심답마을을 찾아간 제작진. 그런데 정말 사람들이 집 앞에 줄을 선다?! 봄에는 이 집에서 나는 물을 꼭 마셔야 한다는 마을 주민들. 과연 신비의 물을 채취하는 장수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 고로쇠 수액 채취 60년 차 베테랑 엄마 vs 3년 차 초보 일꾼 딸
장수인을 만나기 위해 주민들이 알려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간 제작진. 험한 돌산을 오르는 두 여인을 만나는데. 여든을 앞둔 나이라고는 믿기 힘든 정우선(79) 할머니와 딸 양주희(57) 씨다. 봄마다 산속에서 ‘물’을 채취하신다는 두 분. 그런데 갑자기 나무에 작은 구멍을 낸다?!
알고 보니 모녀는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고 있었던 것. 안동에 사는 주희 씨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할 시기만 되면 할머니를 돕기 위해 한 달간 같이 살고 있다고.
하지만 경력 60여 년 차 베테랑 할머니 눈에는 3년차 딸의 솜씨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직 고로쇠나무와 다른 나무를 구별하지도 못하고, 어렵게 받아놓은 수액을 쏟아버리는 등 초보 일꾼 딸은 실수 만발. 할머니의 마음은 타들어 가기만 한다.
▲ 억척 엄마 vs 한량 딸의 끝나지 않는 전쟁
도시에서 냉난방 제품 중도매 일을 하고 있는 주희 씨. 봄에는 시간이 한가한 편이라 7남매 중 이곳에 와서 할머니의 일을 돕고 있는 것인데. 하지만 워낙 사람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성격 탓에, 산골 오지에 한 달간 갇혀있다시피 하는 것이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라고.
채취한 수액을 택배로 부치기 위해 간만에 읍내로 나온 주희 씨. 발송 작업을 끝낸 후 바로 마트로 향하는데. 도시에서 먹던 라면이며, 커피, 아이스크림 등 갖가지 물건들을 쓸어 담는다! 하지만 딸이 힘들게 번 돈을 낭비하는 게 싫은 할머니는 ‘밥만 먹어도 된다’며 딸이 고른 물건들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버린다.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할머니가 몰라주시는 것 같아 서운하기만 한 주희 씨. 할머니도 그 마음을 알아채고, 딸을 달래기 위한 비장의 무기(?)를 꺼내 놓는데. 과연 할머니의 작전은 통할까?
▲ 고로쇠 인생 60년, 양 장군의 작은 어깨
사실 처음부터 할머니만 고로쇠 작업을 했던 건 아니다. 원래 남편 양재연(81) 할아버지가 총각 때부터 마을 이곳저곳에 고로쇠나무를 심고 가꾸며 60여 년 가까이 채취 작업을 해 오셨던 건데. 하지만 5년 전 발병한 척추관협착증이 악화돼 거동이 불편해져서, 올해부터는 집 밖으로 나가기도 힘드시다는데. 산을 오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평생을 일궈온 고로쇠나무에 유난히 애착이 많으신 할아버지. 지난 해 건강이 아주 안 좋으셨을 땐 자신이 떠나더라도 고로쇠나무들을 없애지 말고 이어가 달라는 말을 가족들에게 유언처럼 남기기도 하셨다는데. 지금도 다리만 나으면 제일 먼저 산에 가서 고로 나무를 가꾸고 싶다는 할아버지. 모녀 역시 할아버지가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아 고로쇠 수액 채취 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 3년간 묵은 설움 폭발! 베짱이 딸의 반란
평소 쾌활한 성격으로 유난히 인기가 많은 주희 씨. 한창 고로쇠 작업으로 바쁜데, 주희 씨를 찾는 지인들의 연락이 빗발친다. 그 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들이닥쳐서 하루가 통째로 날아가기도 한다는데. 애가 타는 할머니. 그래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 딸을 위해 혼자 작업을 하러 나섰다가 돌아오신다. 그런데! 딸을 배려하려 했던 할머니의 마음도 모르고, 주희 씨는 친구들에게 ‘엄마는 억척’이라며 흉을 보는데. 단단히 마음이 상한 할머니. 난감해진 딸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끝나지 않는 모녀 전쟁. 그 결말은 어떻게 될까.
▲ 한량? No! 효녀 딸이 준비한 특별한 선물?!
사실, 딸 양주희 씨는 경남 하동에서 차로 4시간 거리인 경북 안동에 거주하는데. 고로쇠 채취 기간에 부모님 집에서 지내다, 한 달이 지나면 주희 씨는 남편과 아들이 있는 원래의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가기 전에 부모님께 특별한 선물을 해주고 싶어진 딸. 고민 끝에 뭔가를 준비하는데... 과연 주희 씨의 선물은 무엇일까?
9일 저녁 8시 40분 EBS1에서 방송되는 ‘고로쇠 별곡 억척 엄마와 한량인 딸’이 공개된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