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이겼으니 기본소득 달라" 伊 오성운동 후유증 톡톡

남부 구직센터 등에 문의 빗발

반체제 포퓰리즘 정당으로 불리는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마이오(오른쪽) 대표가 6일(현지시간) 지지자들과 함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볼라=EPA연합뉴스반체제 포퓰리즘 정당으로 불리는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마이오(오른쪽) 대표가 6일(현지시간) 지지자들과 함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볼라=EPA연합뉴스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총선에서 반체제 신생정당인 오성운동이 최대 정당 자리를 차지한 후 이 정당이 간판공약으로 내세웠던 월 780유로(103만원)의 기본소득에 대한 문의가 이탈리아 남부에서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총선 직후부터 풀리아주를 비롯해 저소득층이 몰린 남부 도시의 사회보장 관련 기관과 구직센터 등에는 오성운동이 최대 정당이 됐으니 기본소득을 달라며 수십 명이 찾아와 직원들이 곤욕을 겪고 있다. 풀리아주 바리 인근의 한 직업센터에는 주로 실직 상태인 젊은이들과 이민자 등이 기본소득 수령을 위해 작성해야 할 신청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소득을 둘러싼 문의가 쇄도하자 시칠리아 주도인 팔레르모의 한 사회보장센터는 “우리 사무실에는 기본소득과 관련한 사항을 취급하고 있지 않다”는 공지를 사무실 앞에 써 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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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은 오성운동이 기본소득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했다. 이번 총선에서 오성운동은 총 투표에서 32%를 얻어 창당 9년 만에 이탈리아 최대 정당이 됐지만 단독정부 구성을 위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함에 따라 다른 정당과 연정에 합의해야 한다. 총 37%를 차지한 우파연합은 자신들을 중심으로 정부가 꾸려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된 상황이다. 루이지 디마이오(31) 오성운동 대표는 9일 “다음달 10일까지 민주당 주도로 작성될 예정인 다년간의 경제계획에 우리의 제안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기본소득, 세금 인하, 반부패 법안 등 오성운동의 핵심 정책에 동의하는 세력과 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 직후 TV에 출연해 “오성운동이 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최소 2년은 기본소득 지급이 지연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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