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 "中 전인대 기간 중 베이징 시내 술집에 외국인 금지령"...이례적 출입제한 이유는

개헌 부정적 시각 가진 외국인

中대학생에 비판의식 전파 우려

베이징 대학가 술집에 내걸린 단체 손님 금지 안내문베이징 대학가 술집에 내걸린 단체 손님 금지 안내문




백브리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기간 중 베이징 시내와 대학가 음식점·술집에 외국인 단체 출입 금지령이 내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해마다 양회(전인대와 정협) 기간이면 베이징 중심부의 국영건물과 공공시설이 엄중히 통제되기는 하지만 외국인과 학생들의 대중시설 출입 제한은 흔치 않은 일이다.


신문은 베이징 시내 음식점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칭화대와 베이징대·인민대 등이 몰려 있는 대학가인 베이징시 북서부 우다오커우 지역 식당과 술집에 외국인 10명 이상이 한꺼번에 출입하는 것을 제한하라는 공안당국의 지시가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실제 우다오커우의 한 술집에는 ‘3월22일까지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에는 당국 지침에 따라 외국인 손님을 최대 10명까지만 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또 다른 식당 관계자도 “최근 외국인 단체손님 금지 지침이 내려진 후 공안이 정기적으로 찾아와 검사를 하고 있다”면서 “지시를 어길 경우 폐쇄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올 전인대 기간에 이례적인 단체손님 금지령이 내려진 것은 지난 11일 전인대 전체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헌법 개정이 이뤄진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해석이다. 이번 개헌 조치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진 외국인 유학생들이 중국 대학생들에게 비판의식을 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SCMP는 통상 양회 기간 중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베이징을 찾는 상팡런(上訪人)이나 반체제 인사에 대한 감시·통제가 이뤄지곤 했지만 올해는 대학가의 외국인 유학생에게까지 범위가 확대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번 전인대 개헌안 의결일을 전후해 베이징 시내 주요시설에 대한 공안의 보안이 한층 강화되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검열이 엄격해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외국 언론사에 대한 인터넷 가상사설망(VPN) 이용도 통제되고 있으며 시 주석을 희화화하는 소재로 사용되는 ‘곰돌이 푸’는 물론 황제, 독재, 황제 타이틀을 차지했던 근대 군벌 위안스카이 등이 검색 금지어에 올라 있다. 이밖에 시 주석의 절대권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인사에 대한 법적 조치도 엄격해지는 분위기다. 홍콩 빈과일보는 지난해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에서 당 총서기 직선제를 주장한 한 교사를 청두시 법원이 최근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