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금호타이어 일반직, 차이용썬 더블스타 회장과 면담…생산직도 면담 저울질

일반직 대표단, 독립경영·고용안정·동반성장 등 요구

법정관리 데드라인 30일 전, 매각 급물살 탈 가능성도

차이용썬(가운데) 더블스타 회장이 23일 광주 광산구에 있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일반직 대표단과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금호타이어차이용썬(가운데) 더블스타 회장이 23일 광주 광산구에 있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일반직 대표단과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073240)에 대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여준 차이용썬 더블스타 회장이 일반직 직원들과 면담에 나섰다. 전날 면담이 무산된 생산직 직원들도 일부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이달 30일 법정관리로 가는 데드라인 전에 극적으로 매각이 타결될 가능성도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23일 일반직 대표단이 이날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광주공장에서 차이용썬 회장과 면담을 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일반직 대표단은 차이용썬 회장에게 △지리자동차와 볼보의 경영모델로 삼은 금호타이어 독립경영 보장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협력을 통한 상생 발전 △노동조합과 직원들과 체결한 협의사항에 대한 존중 등의 내용을 담은 서한도 전달했다.


박은중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 차장은 “차이용썬 회장의 한국과 광주방문 소식을 접하고 해외 자본 유치 찬성에 대한 일반직들의 입장과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하게 됐다”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목적과 향후 투자와 발전계획 등을 직접 듣고, 독립경영 보장과 고용안정, 국내공장 유지 등에 대한 일반직들의 요구사항도 전달해서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대표단은 회사에서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사무직, 영업직, 연구직 등 약 1,500명의 일반직 직원들을 대표하여 만들어진 단체다. 일반직 대표단은 회사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더블스타 외엔 인수자를 찾을 수 없는데다 법정관리로 갈 경우 영업망이 붕괴돼 회사의 회생이 불투명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이다. 면담 후 차이용썬 회장은 “더블스타의 투자에 심사숙고 해서 동의해 주신 일반직 대표단의 결정을 존중하고 환영한다”며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가 동반성장 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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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에 완강히 반대하던 생산직 노조도 곧 면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방문한 차이용썬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며 ‘상생발전’을 강조하면서 진정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중저가 타이어를 만드는 더블스타가 중고가 제품에 경쟁력이 있는 금호타이어와 상생발전을 통해 더 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상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4위, 더블스타는 중국 11위, 세계 23위의 타이어 기업이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중국 1위, 세계 10위권 타이어업체로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오늘날 성과도 노조가 큰 역할을 했고 현재의 합의든 앞으로의 합의든 모두 존중할 것”이라며 “노조와 주주·경영진·협력사·거래처 모두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생각해 (인수 후) 빠른 정상화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이 회장은 “국제관례에 따라 3년 고용보장이 돼 있지만 3년 후에 효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금호타이어의 정상화 과정에서 설비 투자 등이 늘어나면 고용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이용썬 회장은 기자회견 후 노조와의 면담을 위해 광주로 내려갔다. 하지만 노조는 “일방적인 면담 추진”이라면서 만남을 거부했다. 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 측은 사전 조율 없이 내려온다는 문자만 보냈다”며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날 수는 없고 향후 일정도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면담은 무산됐지만 노조 역시 경영계획 등에 대한 자료를 더블스타 측에 요청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얼굴을 맞대고 고용보장 및 상생 발전과 관련해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남은 시한은 7일이다. 차이용썬 회장은 노조가 반대하는 인수를 할 의사가 없음을 전날 몇 차례 확인했다. 그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지만 무한정 기다리지는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전날 산은은 “급여도 제대로 못 주면서 근근이 버티는 금호타이어는 이달을 넘기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해 버티지 못할 것”이라며 법정관리에 대한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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