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대구은행 채용비리 사건의 ‘청탁리스트’를 확보해 7급 창구직뿐만 아니라 대졸자 공채에서도 비리 혐의를 확인했다.
대구지검 특수부(박승대 부장검사)는 압수수색 자료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 채용 청탁내용 등을 정리한 표를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파일 형태의 이 표에는 청탁자, 청탁내용 등과 관련한 ‘특이사항’ 등을 기재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표를 대구은행 인사부에서 작성한 것으로 파악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2015년에서 2017년 사이 채용 관련 청탁내용 등을 정리한 자료”라면서 청탁자가 누구인지 등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에 은행 내부 인사뿐 아니라 외부 인사도 상당수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채용비리는 정규직 대졸 채용에서도 있었고 다른 여러 가지 채용 절차에서도 드러나고 있다”면서 7급 창구직 채용과정뿐 아니라 대졸 정규직 공채에도 비리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조직적으로 채용비리 관련 증거를 인멸한 부분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은행 측이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를 복구할 수 없도록 하는 디가우징 방법으로 자료를 삭제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성검사 점수표, 면접점수 등 원래 데이터를 인멸해 종합점수표만 남아 있다”며 “일부 자료는 디지털 포렌식으로도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다”고 설명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