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주유소 '지역 물류기지'로 변신

[최태원의 '공유인프라' 첫 사례]

CJ대한통운과 사업 추진 협약

실시간 택배 집하시설로 탈바꿈

전국 SK에너지 직영 주유소가 지역 물류 기지로 탈바꿈한다. SK의 유·무형 자산을 외부와 공유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라는 최태원 SK회장의 ‘공유 인프라’ 경영 철학이 본격적으로 사업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27일 자회사인 SK에너지의 핵심 자산인 직영 주유소를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바꿔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순히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을 팔거나 조금 더 나아가 세차·정비 등 자동차 관련 서비스만 제공하던 주유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이 만나는 접점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전국 3,600여개에 달하는 SK 주유소를 대상으로, 초기에는 일부 주유소를 지역 거점으로 만든 후 점차 필요에 따라 규모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2815A13 SK주유소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지난 21일 국내 최대 물류회사인 CJ대한통운과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를 구축해 주유소를 지역 물류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추진 협약을 체결했다. 사업이 구체화되면 고객들은 택배 접수를 위해 오랫동안 기다릴 필요없다. 협력관계를 맺은 중간 배송 전문업체에 택배를 접수하면 1시간 내 기사가 방문해 택배를 수거해 주유소에 보관하고, 택배회사는 정해진 시간에 주유소를 방문해 택배 수거 및 배송을 시작한다.


기존 편의점 택배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택배를 받고 보내는 연결 고리 역할에 머물렀다면 SK주유소의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는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까지 대상이 확대해 사실상 지역의 물류 창고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에너지 주유소는 스타트업, 소상공인 및 물류 대기업을 아우르는 ‘모세혈관’ 물류기지로 탈바꿈하게 된다”며 “고객·물류회사·주유소 모두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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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SK에너지는 ‘O2O 서비스 오프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사업 아이템을 개발할 예정이며 그룹 내 관계사뿐 아니라 타 정유사 및 다른 업체의 네트워크까지 결합해 공유 인프라를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유소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중요한 인프라 한 축을 담당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신에너지와 ICT 기술이 융복합된 ‘미래형 주유소’ 전략도 동시에 추진한다.

한편 이날 SK에너지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주유소 상상프로젝트’ 수상작들도 발표했다. SK에너지는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 실현 가능성 및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 등을 고려해 밀킷(Meal Kit·간편 조리식) 배송·공급, 세탁물 접수·수령, 스마트 페이먼트 등 우수상 3팀과 장려상 5팀을 포함한 총 8팀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회사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에 대한 지속적인 공유인프라 추진을 통해 주유소를 딥체인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유소가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함으로써 경제적,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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