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위작×미술시장]천재 미술품 위조범의 고백

■켄 페레니 지음, 라의눈 펴냄




“내가 직접 위조한 미술작품을 크리스티와 소더비를 통해 다수 거래했다.…내 작품은 미술품 딜러, 컬렉터, 전문가 모두의 철저한 조사를 거쳐 진품으로 인정돼 팔려나갔다.”


저자의 고백이다. 그는 1969년부터 세계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전문적으로 위조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미국인이다. 그는 위조품 제작을 위해 우선 골동품 가게에서 무명 화가가 그린 옛 그림을 사는 것에서 시작해 물감을 지우고 유명작을 교묘하게 그린 다음 ‘진품’이 가질 법한 갈라진 시간의 흔적 등을 만드는 방법까지 소상하게 들려준다. 수사당국을 피해 위작을 거래하고, 미술품을 통한 마피아의 돈세탁을 언급한 부분은 명백한 범죄의 뒷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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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출간된 원제는 ‘구매자 위험 부담 원칙(Caveat Emptor)’이다. 눈먼 돈을 지불한 구매자 탓이지 위조자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뜻을 내포한다. 번역은 중국의 예술 명문인 중앙미술학원에서 감정학을 전공한 이동천 박사가 맡았다. 미술계 주류가 ‘진짜’라 공인한 작품 앞에서 외롭게 ‘위작’이라 목소리 내는 학자다. 위작과 미술시장을 콜라보레이션을 뜻하는 ×로 연결한 표제만큼이나 책 곳곳에서 예리함이 번뜩인다. 1만2,6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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