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문재인 정부 1년-중기정책진단] "소상공인 보호, 대·중기 상생과 별개 접근을"

< 3 >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중기부, 중소기업 문제에만 신경

소상공인 보호 부 승격 취지 소홀

최저임금 지원으로 끝내지 말고

현장과 적극적인 소통 노력 필요




“공정경제 패러다임이 성공하려면 대기업은 대기업답게,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답게, 소상공인은 소상공인답게 각자의 생활을 골고루 영위할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런 상생 규칙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승재(50·사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열심히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경제를 내세우고 있는 정부의 기본 방향엔 공감한다”면서도 “골목상권의 공정경제를 책임져야 할 중기부가 현장에서 소상공인과 소통은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쓴소리를 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2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2015년부터 3년 넘게 소상공인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이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중기부가 대·중소기업 상생정책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중소기업청이 중기부로 승격했을 때 소상공인정책실이 신설되는 등 소상공인 사이에 기대가 컸다”며 “그러나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 등 중기부가 중기청 때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문제에만 신경 쓰고 있어 소상공인 사이에서 실망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 회장은 “대·중소기업은 주로 제조업을 담당하고, 소상공인은 이들로부터 받은 상품을 소규모로 유통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서로 성격이 다르다”며 소상공인을 “정부가 보호해야 할 서민층”이라고 정의했다. 소상공인이 받을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중소·중견기업도 소상공인 입장에선 ‘갑’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런 점에서 대·중소기업 상생과 별도로 소상공인 보호·육성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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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락에서 최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변되는 소득주도성장론에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 두 이슈에 가장 크게 반발했던 경제단체 중 하나다. 인건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중소상공인 입장에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대변되는 소득주도성장론에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소득주도성장의 온기가 일부한테만 가고 자영업자는 퇴출당하고 있는 상태”라며 “임금 인상에 대한 세부적인 지원정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소상공인은 무방비로 당하라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피해를 입는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서도 “미흡한 지원책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단순히 지원자금 줬다고 끝낼 게 아니라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열심히 들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의무화에 대해선 “근로시간 단축은 업계 상황에 맞춰서 해야 하는데, 식당처럼 소규모로 이뤄지는 서비스업은 사람을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며 “제조업에선 대체인력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2~3교대가 가능하지만 소상공인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은 중소제조기업과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는 그의 지론과 통하는 대목이다.

생계형 적합업종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 계류돼 있는 등 민생법안 도입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선 여당의 책임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 회장은 “대통령의 힘만으론 공정경제 입법이 어렵기 때문에 국정 파트너인 여당의 도움이 필수적인데, 오늘날의 결과로 보면 여당이 민생법안을 통과시킬 의지가 있었나 아쉬운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야당과 적극적으로 협치하거나 여당에서 치고 들어가는 액션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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