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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반대"

모비스 주주들에 불리한 구조

순환 출자도 제대로 해소 못해

엘리엇·글래스 루이스 이어 외국인 표심 악재

현대차그룹 "국내 법규 제대로 이해 못한 지적 유감"

세계 최대의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현대모비스 분할 및 현대글로비스와의 합병이 모비스 주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에 이어 ISS까지 반대 의견을 내면서 외국인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현대차그룹에 빨간불이 켜졌다.

15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ISS는 회원사들에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 합병안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ISS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은 모비스에 대한 가치평가를 낮게 하고 있고 분할 합병에 대한 전략적 이유도 불투명하다”며 “이사회는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명확한 사업 근거나 시너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ISS는 “순환출자 구조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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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엘리엇에 이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글라스루이스도 모비스 주주들에게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전했다. 글라스루이스는 지배구조 개편안이 “의심스러운 경영논리에 바탕을 뒀고 가치평가도 불충분하다”며 “분할·합병 근거에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 역시 같은 맥락의 의견을 낸 바 있다.

유력 의결권 자문사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우호 지분을 모아야 하는 현대차그룹은 난감하게 됐다. 결국 주총 표 대결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의 생각대로 되려면 모비스 주총에서 의결권 있는 주주 3분의1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 지분의 3분의2가 찬성해야 한다. 모비스 주주 중 우호 지분은 30.1%다. 국민연금(9.83%)과 외국인 주주(48%)의 표심이 중요하다. 특히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ISS의 의견 발표가 알려진 직후 유감이라는 입장을 냈다. 현대차그룹은 “ISS가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이해하지 하고 의견을 냈다”고 비판했다. 또 “ISS의 주장과 달리 이번 개편안은 모비스 주주에게 이익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며 “모비스 주식 10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향후 모비스 주식 79주와 글로비스 주식 61주를 받게 돼 현재 주가로 계산해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분할 합병으로 모비스는 미래 경쟁력 및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글로비스의 성장은 곧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모비스로 그 성과가 확산하는 구조”라며 “모비스 주주의 이익으로 귀결된다”고 해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투자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며 “다수의 주주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 주주총회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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