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회화과 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성 차별 수사’를 규탄하는 여성들의 대규모 시위가 19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불법 촬영 성 편파수사 규탄 시위’ 회원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어 “수사당국이 이번 불법 촬영 사건에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에 따라 성차별 수사를 했다”며 “피해자가 여성이 아닌 남성이어서 신속하게 수사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1만2,000여명이 운집한 이날 시위는 ‘여성’이라는 단일 주제로 국내에서 열린 집회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 3월 열린 미투 관련 집회는 2,000명(경찰 추산 1,500여명)이었고 강남역 살인사건 관련 집회는 2,500여명(경찰 추산 1,000명)이었다. 경찰은 당초 시위 참가자를 500여명 수준으로 예상했으나 지방에서 올라온 참가자가 잇따라 합류하면서 참여 인원이 크게 늘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일 홍익대 회화과의 누드 크로키 수업을 받던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올라오면서 촉발됐다. 몰래 사진을 찍고 이를 유포한 동료 모델 안모(25·여)씨는 경찰 수사 12일 만에 구속됐다.
여성 단체들은 “여성 대상 몰카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았던 경찰이 남성 피해자가 등장하자 전격적인 수사에 나섰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이철성 경찰청장은 “사법 적용에 성차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