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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③] 김강우 “벌써 인생작 나오면 안 돼…30년 더 연기할 것”

배우 김강우에게 ‘데릴남편 오작두’는 인생작일까. 연기에 대해 누구보다 진지한 태도를 갖고 있는 그에게 인생작이란 평가를 내리는 것은 조금 미뤄두는 게 좋겠다.

김강우는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MBC 주말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극본 유윤경, 연출 백호민 한진선)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킹엔터테인먼트/사진=킹엔터테인먼트



‘데릴남편 오작두’는 극한의 현실을 사는 30대 중반 직장여성이 오로지 결혼한 여자, 즉 유부녀라는 소셜 포지션을 쟁취하려 데릴 남편을 구하면서 시작되는 역주행 로맨스 드라마. 김강우는 극 중 가야금 명장의 유일한 후계자 오혁과 자연인 오작두를 오가며 열혈 PD 한승주를 연기한 유이와 달달한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김강우는 ‘데릴남편 오작두’에 임하기 전부터 멜로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멜로라는 것은 본인에게 제일 어려운 장르였기에 더 살아보고 인생을 알고 나서 해보고 싶었다고. 다른 장르물과 비교해서 도움받을 장치가 없이 오로지 대본과 배우들의 감정만으로 끌고 가야 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의 사랑은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다. 자기를 먼저 생각한다. 저는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고 사랑할 수 있는 멜로를 해봤으면 싶었다. 이 작품은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는 조금 더 성숙한 멜로를 해보고 싶다. 오작두는 30대 중반이었지만 표현 방식이나 관계에서 풋풋한 느낌이 났다. 조금 더 성숙하고 격정적인 느낌이 있는 멜로도 해보고 싶다.”

지난해 tvN ‘써클:이어진 두 세계’에 출연한 김강우는 지난 3월 개봉한 영화 ‘사라진 밤’에 이어 이번 ‘데릴남편 오작두’까지 바쁘게 일하고 있다.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한 이후 큰 공백 없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열일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김강우는 “저에게 배우는 직업이다”라며 소처럼 일하는 이유를 밝혔다.


“여러 직업의 기준이 있을 거다. 돈을 벌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재미있어서이기도 하고. 그런 여러 가지 면이 완벽히 부합되는 직업이다. 처음에는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밌다고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할수록 는다고 생각한다.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기보단 연기를 많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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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화가, 음악가, 운동선수 등을 예로 들며 “배우도 예술을 하는 사람인데 모든 예술 장르 중 배우가 제일 반복 연습을 안 하는 것 같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분야에 대해 연습하고 반복하는 것이 필요한데, 작품이 끝나면 혼자서 연기연습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그런 면에서 계속해서 연기를 하고 죽을 때까지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다.

/사진=킹엔터테인먼트/사진=킹엔터테인먼트


“그렇다고 누수가 생길 정도로 작품을 타이트하게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번 작품은 영화와 겹쳐서 그렇게 보일 수 있겠지만 1년씩 쉬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저는 작품이 끝나고 나서 인물을 몸에서 비워내는 것이 빠르다. 금방 잊는다. 그런 부분에선 단순하다. 감정이 없는 거다. 메마르다(웃음).”

스스로 ‘감정이 없다고’ 할 정도라면 어떤 방법으로 메마른 걸 채울 수 있을까. 김강우는 꾸준히 하는 취미가 없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상백수’라며 “늦게 일어나서 아점을 먹고, 도서관 가서 책 좀 보다가 운동하고, 장 봐서 집에 가고”가 인생의 전부라고 덧붙였다. 그가 생각할 때 자신은 연기를 안 할 때는 가치가 없고, 연기를 하는 순간 가치가 생긴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연기를 할 때 더욱 최선을 다하려 한다고.

“저는 멀티가 유달리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다. 작품을 할 때는 사람을 만나지도 못한다. 집에서도 저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도 기억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 집안의 대소사도 생략을 한다. 그냥 그만큼 제 부족한 것을 집중을 메꾸려고 하는 스타일이다. 연기를 하는 동안에는 다른 것은 아예 보지도 듣지도 않는다. 그래야만 저는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거다.”

굉장히 진지하고 겸손하게 연기관을 털어놓은 그는 이번 ‘데릴남편 오작두’로 인생작, 인생남주라는 소리를 듣는 것에 대해 덤덤하게 반응했다. ‘김강우의 재발견’ 등의 수식어에 대해 전혀 부담감이 없는 이유도 형식적으로 붙여주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그러면서 “지금 16, 17년째 연기하고 있는데 앞으로 30년은 더 할 거다. 벌써 인생작이 나오면 안 된다”고 덧붙엿다.

“대중은 저를 한 작품, 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저를 그렇게 평가하지 않으려 한다. 1~2년 하고 끝날 거면 그렇게 평가를 받으면 되겠지만 저는 한 5년 단위로 끊어서 생각하려고 한다. 5년 동안 어떤 작품을 쭉 해왔느냐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연기를 해왔고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 알 수 있지 않겠나.”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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