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고인돌] 고전문학에서 괴물의 원형을 찾다

윤민정 강사의 '괴물, 우리 안의 이방인'

프랑켄슈타인·지킬앤하이드·드라큘라 등

공포소설 원형으로 인간의 본성 이해한다

지난 29일부터 4주간 고덕평생학습관서

윤민정(사진) 강사가 지난 29일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열린 강좌 ‘괴물 우리안의 이방인’에서 프랑켄슈타인, 지킬박사와 하이드, 드라큘라 등 고전문학에 등장하는 괴물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윤민정(사진) 강사가 지난 29일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열린 강좌 ‘괴물 우리안의 이방인’에서 프랑켄슈타인, 지킬박사와 하이드, 드라큘라 등 고전문학에 등장하는 괴물의 차이점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프랑켄슈타인,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드라큘라….

공포 소설의 원조 격으로 괴물이 등장하는 고전작품이다. 정상인의 모습과는 다른 광기와 야수성으로 인간을 공격하는 이들은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끼쳐 다양한 형식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1년 동안 제작되는 700여편의 영화 중 공포를 소재로 한 영화는 10% 정도인데 세 작품이 숱한 공포 영화의 원형(architype)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수많은 아류 문학작품을 탄생시켰으며 영화를 비롯해 연극, 뮤지컬, 코미디, TV드라마, 시트콤, 록음악 그리고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에 이르기까지 공포 괴기물의 바닥에는 세 괴물의 흔적이 어디엔가 존재한다.

비슷한 듯 다른 세 괴물은 어떻게 탄생이 되었고,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그 해답을 제시하는 고인돌 강좌가 지난 29일 고덕평생학습관에서 열렸다. 4주간 열리는 이번 강좌는 19세기 과학혁명과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경험과 과학 그리고 이성을 중시했던 계몽주의 시대에 등장한 문학작품 중 괴물의 탄생과 그 의미를 짚어보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생애 주기별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6년째다.


강의를 맡은 윤민정(사진) 아주대 다산학부 강사는 영문학도로서 작품에 대한 해석과 작품이 등장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자세하게 설명해 나갔다. 그는 “계몽주의 시대에는 무지, 어리석음, 폭력 등 비이성적인 일체의 감성을 퇴치의 대상으로 정하고 인간은 늘 깨어있으면서 경험과 과학을 바탕으로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하는 존재였다”면서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이나 하이드씨, 드라큘라 등은 과학만능주의, 엄격한 도덕주의, 이성적 합리주의 등의 허점을 고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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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괴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프랑켄슈타인은 과학만능주의 시대에 창조주로서 인간이 직접 만든 괴물이라면, 하이드씨는 지킬박사의 또 다른 모습으로 이성과 비이성이 한 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드라큘라는 동유럽의 쇠락한 가문 출신의 백작인데 당시 유럽의 중심부의 영국인에게는 변방의 적대적 이방인이죠. 괴력과 최면 등으로 여성을 공략해 흡혈귀의 숫자를 늘려가는 게 그의 목적이죠. 즉,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이 신의 영역이었던 창조주가 되어 만든 괴물이라면, 하이드씨는 자웅동체와 같은 괴물이며, 드라큘라는 이민족에 대한 경계심이 극도로 높아진 영국에 별안간 출몰한 외부의 괴물인 것입니다. 외모도 달라요. 프랑켄슈타인에 등장하는 괴물은 공동묘지에서 고른 시체 중 가장 아름다운 부분을 이어붙여서 만들었지만, 흉측하기 이를 데없었어요. 반면 드라큘라는 뭍여성을 유혹할 정도로 세련된 외모의 소유자이지요.”

윤 강사는 괴물이 등장하는 고전이 시사하는 점에 대해 “결국 괴물은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아주 은밀한 부분의 또 다른 모습”이라면서 “19세기 계몽주의의 불합리성과 유럽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영국인의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만들어낸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총 4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괴물의 탄생, 2강 프랑켄슈타인 우리 안의 천사 혹은 괴물, 3강 도플갱어 내 안의 친밀하고도 낯선 이방인, 4강 뱀파이어 서구의 공포와 매혹이 공존하는 잔혹동화 등으로 진행된다. 한편, 제 6기 고인돌 프로그램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2개 공공도서관과 5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문·사·철(文·史·哲)을 바탕으로 미술·음악·건축·과학·경제학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오는 11월까지 생활 속 인문학 강연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 포털 에버러닝에서 확인할 수 있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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