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머니+ 통일펀드에도 온기] 남북 화해무드 타고 수익 '쑥쑥'...운용사 앞다퉈 신상품 출격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올들어 6.95% 등

주식형펀드 전체 평균수익률 크게 웃돌아

'삼성마이베스트' 통일펀드 형태로 재출시

NH아문디·하나UBS도 경협투자 상품 선봬

한반도 해빙 분위기를 타고 남북경협주가 승승장구하면서 시장에서 소외됐던 통일펀드에도 온기가 퍼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운용사들은 통일펀드를 새로 내놓는 방안도 검토하고 나섰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하이자산운용의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lassA’ 펀드는 지난달 31일 기준 6.95%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주식)A‘와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플러스[자](주식)S형‘ 역시 각각 2.55%, 2.25%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이 -1.10%임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이다.


이는 남북 관계 개선으로 남북경협주가 상승세를 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는 통일 국가를 이루기 위해 예상되는 단계별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만한 업종의 주식에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통일관련 수혜주 가운데 저평가된 가치주 투자비중을 높게 유지한다는 게 하이자산운용의 설명이다. 남북한 상호협력과 정부지원 강화에 따른 수혜주, 통일국가를 위한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및 지하자원 개발 수혜주, 상생을 위한 본격적인 투자 및 내수시장 확대 수혜주, 문화·엔터테인먼트·레저·서비스 수혜주 등 4개 단계로 세분화해 투자한다.

그동안 이 펀드는 인건비가 저렴한 경공업 등 정부지원책 관련주나 통일 시 수혜가 예상되는 인프라와 지하자원 관련주에 주로 투자해왔다. 하지만 최근 펀드 재정비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기업분석을 새롭게 반영하고, 경협 발전 단계별 수혜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정보기술 업종 25.35%, 경기연동소비재 17.25%, 산업재 16.53%, 소재 11.83% 등으로 구성됐다. 개별 종목으로는 삼성전자와 비츠로셀 비중이 7.57%와 6.42%로 가장 높다.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는 삼성전자(14.84%), SK(2.72%) 등 대형주와 LS전선을 자회사로 둔 LS(1.84%), 철강주인 포스코(1.88%) 등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펀드 운용보수의 20%가량을 통일 기금으로 출연했다.


통일펀드 상품들은 지난 2014년 전 정부의 ‘통일대박론’을 계기로 앞다퉈 출시됐었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등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통일펀드에서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갔다. 통일펀드들이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 펀드로 전락하면서 지난해 11월 ‘교보악사 우리겨레통일’이 청산했다. 하이코리아통일르네상스 역시 올 3·4분기 청산을 앞두고 있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자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등 전략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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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일펀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올라가며 자산운용사들은 새로운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중순 기존 ‘삼성 마이베스트펀드’를 통일펀드 형태로 성격을 바꾸고 새롭게 출시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아직 펀드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통일 시대를 대비하며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BNK자산운용 역시 비슷한 시기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펀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오는 11일께 북한에 진출하는 국내외 기업에 골라 투자하는 ‘BNK 브레이브 뉴 코리아 펀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최근 ‘위대한 대한민국 EMP 목표전환형 펀드’를 출시했다. 한반도 경제협력 논의와 이에 따른 수혜 업종을 분석해 유망해 보이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회사는 또 남북 경제협력 분위기가 무르익어 투자에 대한 확신이 들면 공모펀드 형태로 후속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하나UBS자산운용이 내놓은 ‘하나UBS 그레이터코리아 펀드’ 역시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펀드는 1999년 설정된 ‘하나UBS FirstClass에이스 펀드’를 리모델링한 상품이다. 한반도 평화기류 정착과 남북 경협 기대감 속에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투자한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로 수혜가 예상되는 산업과 기업의 재평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외에도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이 이달 중순 남북 경협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라임통일펀드’를 출시했다. 현재 설정액은 50억원 정도다.

운용업계에서는 상당 기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운용사 한 관계자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기업가치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들이 많이 있다”며 “이 같은 생각을 가진 투자자 고민을 펀드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작업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운용사들이 테마성이 짙은 상품을 기피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면서 “다음 달 미북회담이 정상적으로 개최될 경우 관련 펀드가 연이어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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