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유승민(사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4일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차기 지도부 구성을 비롯한 ‘바른미래당의 새판짜기’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당의 간판인 유승민·안철수 투톱이 2선으로 후퇴한 가운데 이렇다 할 차기 리더십이 보이지 않아 옛 국민의당·바른정당 세력이 타당으로 이탈·흡수되며 생존을 모색하는 ‘헤쳐모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전날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뒤진 3위에 머무르며 참패를 당했다.
유 공동대표는 이 같은 결과를 ‘보수 심판’으로 규정한 뒤 보수 재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처절하게 무너진 보수정치를 어떻게 살려낼지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유 공동대표가 야권발 정계개편에서 이른바 ‘개혁보수’ 세력을 모아 보수 재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데다 유 공동대표도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려 적당히 타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유 공동대표가 2선 후퇴 후 한동안은 한국당의 재편과 주요 인사들의 동향을 주시하며 등판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대대적인 개편은 불가피하다. 당 지도부는 애써 분위기 수습에 나섰지만 의원들의 동요는 크다. 유승민·안철수의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리더십이 마땅치 않은 상황 때문에 이합집산할 우려가 크다. 바른정당 출신은 한국당으로, 국민의당 출신은 민주평화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평화당은 바른미래당 소속 호남계 의원들과 접촉해 몸집 불리기를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유 공동대표도 그간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을 의식해 자제해온 ‘보수 재편’ 의사를 공식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바른미래당 내 갈등과 헤쳐모여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