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암 검진서 조기 위암·역류성식도염 치료까지..내시경 '신통방통'

점막밑층 조기위암 40% 외과수술 대신

내시경, 내시경+복강경으로 종양 제거

난치성 역류성식도염·식도 무이완증도

내시경으로 식도 근육강화·넓혀줘 개선

조주영(가운데) 분당차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장이 조기 위암 환자를 내시경으로 수술하기에 앞서 레이저 현미경 내시경 등으로 병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차병원조주영(가운데) 분당차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장이 조기 위암 환자를 내시경으로 수술하기에 앞서 레이저 현미경 내시경 등으로 병변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분당차병원



조기 위암, 난치성 역류성식도염, 식도 무이완증….

입안으로 넣는 내시경(경구내시경) 시술·수술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복부를 절개하지 않아 흉터가 생기지 않고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 등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노츠(진단 겸 치료 내시경)’ 수술도 이뤄지고 있다.


위·식도·대장 등의 음식물이 지나가는 맨 위층인 점막층에 한정된 용종·종양(초기 암 포함)은 일반 내시경 끝에 달린 ‘전기 칼’로 쉽게 도려낼 수 있다. 대장내시경 때 발견된 용종을 제거하는 것이 그 예인데 점막 조직을 약 1~2㎜ 두께로 베어낸다.

점막층 바로 밑층(점막하층)에 생긴 점막하종양은 종양이 꽤 커진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 내시경으로는 제거할 수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특수내시경으로 도려낸 뒤 조직검사로 암 여부를 확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내시경 점막하종양 제거술이라고 하는데 출혈, 천공, 불완전 제거 위험이 있으므로 숙련된 의료진이 필수다. 수년 전부터 대형병원 등을 중심으로 조기 위암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아 외과적 수술 환자가 40%가량 줄었다고 한다.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위장관을 잘라내지 않기 때문에 삶의 질이 우수하다.

위 점막하층에 식염수 등을 주입한 뒤 종양을 도려내거나 올가미를 씌워 잘라내는 내시경 위점막하종양 제거술.위 점막하층에 식염수 등을 주입한 뒤 종양을 도려내거나 올가미를 씌워 잘라내는 내시경 위점막하종양 제거술.


◇크고 림프절 전이 없으면 ‘내시경·복강경 수술’ 병행도


점막하종양은 양성이 많기는 하지만 위장관기질종양(GIST), 유암종, 림프종 같은 악성종양 또는 잠재적 악성종양도 드물지 않다. 점막하층에는 큰 혈관과 자율신경도 지나기 때문에 종양의 크기가 1~2㎝ 정도라도 석회화됐거나 지저분해 보이면 악성종양이라고 생각하고 절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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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환자 중 암이 주변 림프절 등에 전이된 경우에는 복강경 수술 등으로 림프절 조직 등과 위의 2분의1~3분의2 이상을 절제한다. 하지만 수술 전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내시경 초음파에서 주변 림프절에 전이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이보다 ‘공사 범위(잘라내는 위 부위)’가 작은 하이브리드 노츠 수술을 할 수 있다. 식도와 가까운 위 위쪽과 중간 부분의 점막층과 점막하층에 깊숙하고 지름 4~5㎝ 정도까지 크게 자리 잡은 조기(1~2기)암이 주된 대상이다. 위내시경으로 종양 부위의 위벽을 도려내 구멍을 낸 뒤 복부에 낸 작은 구멍으로 집어넣은 복강경(개복·로봇 수술도 가능) 등으로 주변 림프절 등을 제거한다. 내시경과 복강경 수술 등의 장점을 따왔는데 일반적인 복강경 수술보다 위를 덜 잘라 내 주변의 혈관 손상과 출혈·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재발 예방 차원에서 잘라낸 림프절 등에서 암세포가 발견되면 위를 3분의2 이상 절제하는 일반적 외과 수술로 전환하면 된다.

퇴화된 식도·위 경계부 근육층을 항역류 내시경(스트레타)전극으로 자극해 역류성식도염을 치료하는 모습. /분당차병원 블로그퇴화된 식도·위 경계부 근육층을 항역류 내시경(스트레타)전극으로 자극해 역류성식도염을 치료하는 모습. /분당차병원 블로그


◇분당차병원 ‘내시경센터+외과’ 다학제 진료팀 가동

분당차병원은 하이브리드 노츠 수술을 위해 소화기내시경센터, 외과 영역(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 등이 다학제 진료팀을 꾸렸다. 조주영 분당차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겸 소화기내시경센터장(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차기 회장)은 “내시경 부위를 최대 1,000배까지 확대해 세포 수준까지 볼 수 있는 첨단 레이저 현미경 내시경(Confocal Laser Endomicroscopy)을 활용하면 암 의심 부위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류성식도염을 치료하는 스트레타(항역류 내시경) 시술도 이뤄지고 있다. 이 질환은 식도와 위 사이에서 음식물·위산의 역류를 방지하는 하부 식도 조임근(괄약근) 부위의 퇴화 때문에 발생하며 속 쓰림, 트림, 소화불량, 만성 기침, 목의 이물감, 가슴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스트레타 전극의 저주파 에너지로 퇴화된 식도·위 경계부 근육층을 자극하면 근육이 강화돼 다양한 역류성식도염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외과적 수술과 달리 목에 흉터가 생기지 않는다. 위산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3개월 이상 해도 50% 이하의 효과만 있거나 여러 약물 복용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내시경 소견상 심한 역류성식도염과 암이 의심되는 경우가 대상이다.

음식을 삼킬 때 정상적인 식도 운동이 일어나지 않아 음식물이 식도에 고이면서 가슴 통증을 유발하는 식도 무이완증도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 경구내시경 근층절개술(POEM)이라고 하는데 식도 점막에 구멍을 내고 식도 근육을 절개해 식도를 넓혀줌으로써 음식물이 위장으로 넘어가도록 해준다. 조 센터장은 “지난 7년간 POEM 수술을 받은 식도 무이완증 환자 200명을 추적 관찰해보니 93.5%가 합병증 없이 증상이 완화됐고 6.5%는 추가 시술 후 증상이 호전됐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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