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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명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장 "점막하층 0.5㎜까지 내시경 치료 가능"

박재명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장박재명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장



“위암 환자의 70~75%는 암이 점막층 또는 점막하층까지 침윤(침투)한 조기 위암입니다. 점막층에 국한됐으면 내시경 칼로 포를 뜨듯 도려내고 점막하층까지 침윤했으면 깊이 등에 따라 제한적으로 비슷한 방법을 쓸 수도, 그동안 많이 해온 복강경 수술 등을 할 수도 있습니다.”

박재명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장(소화기내과)은 “위암의 경우 점막층에서 시작해 점막하층→근육층→장막 등으로 침윤하는데 점막하층으로 침윤하지 않았다면 림프절 등에 전이되지 않았을 확률이 99.9%”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점막하층 침윤은 얘기가 달라진다. 이곳을 지나는 혈관·림프관을 통해 전이될 확률이 10~5%가량 되기 때문에 침윤 깊이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진다. 전이된 경우 위와 주변 림프절 등을 크게 자르는 수술을 하는 게 원칙이다.

점막하층은 두께가 1.5㎜쯤 되는데 이를 3등분해 0.5㎜ 이내 침윤한 1단계는 림프절 전이 확률이5% 미만이므로 점막하층에 식염수 등을 넣어 부풀린 뒤 내시경 칼로 도려내는 점막하박리술(ESD)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주변 림프절 일부를 떼내 조직검사를 한 결과 암세포가 발견되면 복강경수술 등으로 위의 2분의1~전부와 주변 림프절을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


1단계 점막하층을 내시경 칼로 도려낸 뒤에는 정기적으로 내시경과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보며 경과관찰을 한다. 위 점막층에 안 보이던 병변이 생겼거나, 안 보여야 정상인 위 바깥쪽 림프절이 8㎜ 이상 커졌다면 조직검사 등을 통해 암인지 확인한다. 3㎜ 이하는 CT로도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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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막하층을 0.5㎜ 넘게 침윤한 2~3단계는 내시경 치료 가능성을 배제하고 외과에 수술을 의뢰한다. 림프절 전이 확률이 15% 이상으로 추정된다.

박 센터장은 “점막하층 침윤 1단계의 경우 개별 병원 차원에서는 내시경 절제술과 위를 잘라내는 복강경 수술 등 간에 별다른 생존율 차이가 없다는 논문이 많이 나왔지만 여러 병원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입증한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학회 차원에서도 관련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점막층은 매끈하고 애초부터 점막하층에 생긴 점막하종양은 국민 10명 중 1명이 갖고 있지만 암일 확률은 5% 이하다. 2㎝ 미만이면 경과관찰만 하고 2㎝ 이상이면 내시경초음파로 관찰해 모양이 불규칙하거나 울퉁불퉁하면 암일 수 있으므로 의심 부위 조직을 가는 침(세침)으로 끄집어내 조직검사를 한다.

내시경으로 우선 도려낸 뒤 경과관찰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박 센터장은 “위에 생긴 악성 위장관기질종양(GIST)일 경우 박리술 도중 혈액을 통해 전이될 수 있으므로 현재로선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전이 위험이 없는 기스트 판별·제거방법이 개발될 때까지는 기스트가 아니라도 내시경 박리술을 할 수 없는 형편인 셈이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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