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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슈츠’ 고성희 “장동건,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 느껴졌다”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장동건, 진희경, 채정안 등 ‘슈츠’의 굵직한 라인업에서 동등하게 카리스마를 빛낸 저 여배우가 시선을 끌었다. 외모는 여리지만 결코 ‘수동적인 여성 캐릭터’가 아니어서 쾌감을 줬던 주체적이고 당당한 커리어우먼. 가짜변호사 고연우(박형식 분)의 어수룩함과 해사함에 한 숨 쉬면서도 알게 모르게 마음을 쓰는 따스함도 갖췄다. 배우 고성희가 만든 김지나 역이었다.

법무법인 강&함의 법률보조 사무 주임, ‘패러리걸’(Paralegal)이라 불리는 김지나는 고성희의 통통 튀는 에너지로 배 이상의 생기를 띠었다. 그만큼 김지나와 고성희의 천성은 많이 닮아있었다. 알고 보면 여린 이면까지도 비슷한 느낌이다.


‘슈츠’ 종영 후 최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경제스타 사옥에서 고성희를 만났다. 단번에 전해지는 활기가 절로 김지나를 떠올리게 했다. 시청자들의 호평 속 마지막 16회 시청률이 10.7%(닐슨코리아)로 최고치를 찍고 끝맺은 만큼, 고성희도 여운을 기분 좋게 즐기고 있는 듯했다.

“시청자들에게 많이 사랑 받고 마지막에 두 자리 수까지 기록하고 끝내서 좋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부쩍 어머니들이 많이 알아봐줘 흥미로웠다. 아직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많은 분들이 열린 결말을 보고 시즌2를 희망하시던데, 정확히 얘기가 나오진 않았지만 현실적인 부분이 맞으면 나중에라도 시즌2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또한 기대한다. 아마 다음 시즌이 이어진다면 지나와 연우는 함께든 따로든 변호사 시험을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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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 보조원 ‘패러리걸’이라는 개념이 생소한데, 다행히 이전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와 ‘마더’에서 법정신을 접했다 보니 고성희에게 패러리걸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3~4월에 걸쳐 ‘마더’ 다음 곧바로 ‘슈츠’에 돌입하느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게 걱정이었다. 고성희는 최대한 대본에 충실하려 했고, 장면 장면마다 제대로 표현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서 혹시 누를 끼치지 않을까, 시청자들이 이입을 잘 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그렇지만 잘하고 싶었고 새로운 캐릭터에 설레었다. 나 역시도 캐릭터 환기가 필요했다. ‘마더’ 자영이가 너무 강렬했다보니 이미지 각인이 될까 걱정했는데 ‘슈츠’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바로 만난다는 것도 나에게는 감사했다.”


연이은 작품 활동 가운데 어떻게 보면 지나와 닮은 성격에 금방 몰입할 수 있었겠다. “지금까지 역할 중 나와 가장 많이 닮아있는 인물이다. 감정 표현에 솔직한 점, 결핍도 있지만 그걸 혼자 해결해나가려는 의지, 조금은 방어적이고 센척도 하는 지점, 개그 욕심이 닮았다.(웃음) 재미있게 이해와 공감을 하면서 촬영을 했다. ‘슈츠’가 법률 용어가 많아 무거울까봐 지나 역으로 숨통을 트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현장에서 애드리브도 꽤 많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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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강내유의 김지나. 고성희가 이 같은 성격을 형성한 배경에는 나름의 합리적인 과정이 있었다. “나도 예전에는 좀 참았던 성격인 것 같다. 그런데 내 경험으로는 솔직한 게 답이더라. 그래야 문제가 해결되더라. 감추고 참으면 내가 힘들었다. 어떻게 보면 내 자신을 방어하는 방식이 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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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에 이어 외적인 면에서도 솔직한 자평이 이어졌다. 스스로 ‘예쁨’에서 벗어났다고 말하는 여배우가 얼마나 될까. 고성희는 자신에게 객관적일 줄 알았다. 이마저도 지나와 닮았다.

“나는 각도, 조명에 따라 얼굴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다. 처음엔 그게 콤플렉스였다. 연기를 하고 화면에 비춰지는 ‘예쁨’이란 기준을 벗어나면서 오히려 내 자신도 이런 내 얼굴이 좋아졌다. 그런 지점에서 캐릭터와 감정을 표현할 때 어떤 근육을 써야하는지 공부를 하고 있다. 대신 많은 분들께서 목소리와 발성을 좋아해주시더라. 보완해서 더 큰 강점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나도 예전엔 첫 눈에 반하는 여자가 되고 싶었는데 이제는 끊임없이 궁금해지는 매력이 좋아졌다.”

고성희 만큼 ‘슈츠’의 구성원들도 하나같이 시원시원하고 유쾌했다. 박형식과의 키스신도 NG 없이 쿨하게 촬영이 이뤄져 ‘지나식 직진 키스법’이 속전속결 촬영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처음 찍을 땐 물론 어색했다. 형식씨도 나도 몸 움직임이 어색하긴 했다.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테이크 따야 하는 각도별로 바로 딱딱 찍었다.(웃음)”

‘슈츠’는 최강석(장동건 분)-홍다함(채정안 분), 고연우-김지나의 로맨스, 최강석-고연우의 브로맨스, 그리고 강하연(진희경 분)-홍다함-김지나의 워맨스까지 다양한 ‘관계’를 이야기로 다룬 점이 특징이었다. 남성 캐릭터 중심의 작품들 속에서 ‘슈츠’의 ‘워맨스’는 그 자체로 짜릿했고 신선했다. “진희경 선배님은 너무 사랑스러우시다. 채정안 선배님까지 워낙 재미있게 농담도 잘 해주시고 나를 잘 챙겨주셔서 어색함 없이 촬영했다. 두 분 모두 너무 사랑스러우셨다. 정안 언니가 인생얘기를 많이 해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

장동건과의 만남도 고성희에게는 ‘슈츠’ 속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작품으로만 뵙던 분인데, 리딩 때 처음 뵀을 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졌다. 장면상 많이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촬영장에서 마주치면 워낙 자상하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다. ‘슈츠’의 무게 중심을 잘 잡아주신 것 같다.”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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