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춘US]페이스북 혼자선 해결할 수 없는 문제

마크 저커버그조차 “소셜 미디어 규제는 불가피하며,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규제는 현재 인터넷 대기업들의 버팀목이 되어 줄까, 아니면 분사를 재촉하게 될까? By Aaron Pressman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가 의회에서 첫 증언을 하기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평소 즐겨 입던 회색 티셔츠 대신, 청문회에 어울리는 말끔한 정장 차림을 했다. 그는 많은 연습을 거쳐 단단한 논점으로 무장했다.


이틀간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페이스북 CEO는 8,700만 사용자의 개인정보 오용에 관해 계속 사과했다. 일부 의원들은 얼뜨기 같은 이야기만 했다. 매끄럽게 대처한 저커버그가 승자처럼 보였다. 월가는 이에 주가로 화답했다. 청문회가 열린 이틀 동안, 페이스북 주가는 6% 급등했다.

저커버그의 증언은 기억 속으로 사라질 테지만, 그에 따른 궁극적인 영향은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Cambridge Analytica 사건은 추후 이어질 더 큰 ‘심판’의 출발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저커버그 조차 새로운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오늘날 인터넷 거물들이 그 영향을 받고 있는지 여부는 더 이상 논점이 아니다. 얼마나 근본적인 영향을 받는지가 관건이다.

페이스북의 매출 400억 달러만 위기에 처한 건 아니다. 구글 역시 페이스북과 비슷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버라이즌(AOL과 야후 인수)은 온라인 광고 매출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광고는 고객 정보 수집에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따라서 개인정보 보호 문제보다 데이터 수집에 목마른 광고업체와의 이해관계를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크다.

의원들이 이 같은 상충관계를 얼마나 절충할 수 있을까? 적절한 조화를 이끌어낸 사례는 ’정직한 광고법(Honest Ads Act)‘ 정도다. 저커버그가 후원한 이 법안은 의회 통과가 예상된다. 모든 온라인 정치 광고에 대해 누가 후원을 하고 있는지, 인터넷 업체들이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현재 TV와 라디오 방송에 적용하는 것과 동일하게 말이다.

유럽 연합의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법은 인터넷 회사가 사용자로부터 검색 기록 등 수많은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이전에 동의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이 신규 법안에 관해 부분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일 사용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페이스북과 구글을 비롯한 다른 기업들은 맞

청문회 시작 직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청문회 시작 직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춤형 광고에 필요한 정보들을 수집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매출 감소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반면, 통신 회사들은 온라인 기록 추적의 광범위한 제한을 위해 오랫동안 로비를 벌여왔다. 이런 접근 방식은 앞으로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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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접근 방식이든, 애널리스트들은 워싱턴 정가의 신속한 대응에 회의적이다. 그 동안 페이스북은 일부 데이터 수집활동과 광고 타깃팅 관행을 자체적으로 줄여나갈 전망이다. 지난 3월 말, 회사는 광고업체들이 더 이상 제 3자 데이터와 페이스북의 정보를 결합해 누구에게 광고를 노출시킬 것인지 선택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저커버그는 선정적이거나 부적절한 콘텐츠를 제거하는데 2만 명의 인력을 투입하기도 했다.

이런 조치가 미칠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피보털 리서치 Pivotal Research 의 브라이언 위저 Brian Wieser 는 “앞으로 계속 비용이 들 것”이라며 “단발성이 아니라 정상 상태로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조치들이 회사 경영을 근본적으로 바꿀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BTIG 리서치의 리치 그린필드 Rich Greenfield는 “페이스북은 모바일 생태계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한다”며 “시간이 지나면 더 큰 문제들이 생겨날 수 있다. 과연 (자발적 조치들이) 사용자들이나 매출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 페이스북에게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아마 몇몇 의원들이 청문회 도중 언급한 내용일 것이다. 바로 회사를 쪼개 인스타그램과 와츠앱으로 분할하는 것이다.

법무부 반독과점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테네시 대학 법학교수인 모리스 스투케 Maurice Stucke 는 “이런 경우 대개 경쟁이나 시장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선호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는 시행도 어렵고 과거에도 효과가 없었다”며 “한편으론 회사 분할을 통해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를 하나로 묶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회사 분할 방안이 논의 된다면, 분명 정장 차림의 저커버그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번역 한주연 claires.dailyproject90@gmail.com

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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