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의 글로벌 순이익이 연간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별 실적은 KEB하나·신한·우리·KB국민은행 순을 기록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상반기 해외 실적은 5,157억원으로 전년(4,494억원) 대비 14.7% 증가했다. 현재 추세로는 지난해(9,622억원) 벌어들인 것을 넘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으로 리테일(소매) 영업을 확대하고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M&A)을 통해 목표치를 넘어 순항하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올 상반기 2,038억원으로 전년(2,113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4대 은행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해외 실적을 올렸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 한진해운 관련 충당금 환입이 120억원 정도 있던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전년 대비 세배 이상으로 실적을 확대하라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지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리테일 사업과 현지화 전략이 통하며 상반기 중국 법인 순익은 447억원으로 전년(19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인도네시아에서도 무난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1,637억원의 이익을 올려 상반기 목표치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연간 글로벌 순이익 2,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는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2016년 ‘1’, 2017년 ‘2’, 2018년 ‘3’으로 매년 글로벌 순이익의 앞자리 숫자를 바꾸겠다는 목표”라며 “현지 리테일(30%), 한국 기업(30%), 현지 기업(40%)의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려 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의 경우 베트남(비중 36%), 일본 SBJ(18%), 중국(9%)이 견인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호주의 ANZ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후 카드 영업과 리테일 대출 현지 영업이 활발해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자산관리(WM) 사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중국에서도 현지 리테일 영업을 확장한 전략이 잘 먹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948억원의 당기순이익에서 올 상반기 1,080억원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내부 기준 변경에 따라 올 상반기부터 글로벌 법인의 법인세 지출이 포함됐음에도 성장세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캄보디아에서 총자산 2,200억원의 전국 네트워크를 보유한 WB파이낸스(비전펀드캄보디아) 인수에 성공했고 해외 네트워크를 420개로 확장했다. 앞으로 우량고객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 현지화를 통해 현지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네트워크 수뿐만 아니라 규모를 키우는 게 과제다.
국내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은 4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5%나 뛰었지만 아직 해외 실적은 미미하다. 그래도 지난해 지점으로 전환한 홍콩과 중국 법인이 선전했다. 최근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22% 인수로 10년 만에 재진출했는데 이 은행의 경우 부실채권(NPL) 비율이 높아 향후 수익성은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은행은 전통적 소매금융을 넘어 디지털뱅킹 모델 ‘리브캄보디아’로 진출한 캄보디아의 사례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