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4개월 정도 남겨둔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공약들에 대해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회장이 후보 시절에 제시했던 5대 공약은 △대통령 직속 여성경제인위원회 출범 △여성경제연구소 및 여성경제인 명예의 전당 설립 △여성기업전용 인터넷은행 설립 △여경협 공동 브랜드 개발 △여경협 서로사랑네크워크 구축이었다. 이 중 여성경제인 명예의 전당 설립과 공동 브랜드 개발, 서로사랑네트워크 구축 등은 마무리됐고 여성경제연구소는 이달 중에 문을 열 예정이다. 하지만 대통령 직속 여성경제인위원회 출범과 여성기업전용 인터넷은행 설립은 첫발도 떼지 못한 상태다.
한 회장은 “여성기업인들에게 경영 애로를 물어보면 자금 확보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만큼 여성기업전용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한 공약들은 여경협의 장기 과제로 설정해 협회가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의 요구를 100% 만족시키기에는 미흡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도 있다. 그는 “지난 5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초청해 ‘여성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고 여기서 나온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여성경제 정책을 수립했다”며 “그 중 하나가 ‘여성기업 전용 특별보증 프로그램 신설’로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보증료를 0.2%포인트 감면하고 부분 보증비율을 확대하는 등 창업 및 성장기 여성기업을 우대하는 것인데 이런 노력이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미실현 공약을 구체화하는 데 탄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 정부 들어 여성기업을 위한 여러 정책이 활발하게 수립되고 있다며 한국 여성기업의 성장을 밝게 전망했다. 5월 간담회 이후 ‘여성기업 활동 촉진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했는데 △여성기업 전용 벤처펀드 5년간 총 900억원 추가 조성 △여성전용 연구개발(R&D) 100억원 운영 △여성 청년 인재 확보를 위해 3년간 청년지원금 1,080만원 지원 △여성기업제품 공공구매 목표치 8조5,000억원으로 확대 등 다양한 자금 지원 방안이 발표됐다. 여기서 더 나아가 중소기업 지원사업 운영지침에 ‘여성기업 차별’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점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분석이다.
한 회장은 “홍 장관이 여경협을 두 번이나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 애썼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대책”이라며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여자가 그런 사업을 할 수 있겠느냐’나 ‘남편은 뭐하는데 혼자 사업을 하느냐’ 등의 여성기업을 차별하는 질문이나 태도를 금지하도록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