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당대표로 돌아온 친노 좌장...文 "궁합 잘 맞을 것 같다"

대의원·당원 고른 지지로 宋·金 여유있게 제쳐

文 정부·여당 위기 속 '강한 리더십' 黨心 잡아

민생경제·야당과 협치·당청관계 설정 등 숙제

이해찬(왼쪽 네번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최고위원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이해찬(왼쪽 네번째)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최고위원들과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대세론’ 속에 결국 이변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을 새로 이끌어갈 신임 당 대표에 당내 최다선인 7선의 이해찬 의원이 선출됐다. 잇따라 불거지는 민생경제 이슈로 집권 2년차로 접어든 문재인 정부에 경고등이 켜지자 당심은 ‘강한 리더십’을 내건 이 의원을 새로운 수장으로 선택했다. 이 신임 대표는 대의원과 당원들의 고른 지지 속에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제쳤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안정적 뒷받침과 야당과의 협치, 대등한 당청관계 설정, 내부갈등 해소 등 만만치 않은 숙제들을 떠안게 됐다.

◇깨지지 않은 대세론…강한 리더십과 경륜 선택한 민주당=이 대표는 지난 25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총 득표율 42.88%로 경쟁자인 송영길(30.73%), 김진표(26.39%)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차이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 대표는 경선 막판 박빙의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대의원(40.57%), 권리당원(42.79%), 국민여론(44.03%), 일반당원(38.20%) 등 거의 모든 투표층에서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얻는 데 성공했다. 특히 ‘친문(친문재인)’ 성향이 강한 71만여명의 권리당원들은 일부 친문 핵심 의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김 후보 대신 이 대표에게 사실상 표를 몰아줬다. 강력한 리더십과 경륜을 토대로 한 ‘민주당 집권 20년 플랜’을 앞세워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고 2년도 채 남지 않은 21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이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 대표는 경선 내내 “당정청 회의만 100번가량 해봤고 당 정책위의장도 3번을 했다”며 자신이야말로 풍부한 경륜을 갖춘 당정청 소통의 적임자임을 강조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26일 이 대표에게 축하전화를 걸어 “이 대표와 인연이 많아 당청관계가 궁합이 잘 맞을 것 같다”며 “앞으로 당과 소통을 원활히 하도록 청와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김현 민주당 대변인이 전했다.


◇文 정부 뒷받침·협치·당청관계 …남겨진 과제는 첩첩산중=이 대표가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집권여당의 신임 대표로 선출됐지만 앞으로 그가 풀어야 할 과제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여당 대표로서 집권 2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 대표가 출마 배경으로 내세웠던 이유도 “유능하고 강한 리더십으로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권교체 이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정부 여당의 지지율은 6월 지방선거 이후 민생경제 이슈가 불거지면서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면서 “제일 먼저 민생경제 안정에 집중하겠다. 전국을 돌며 약속한 대로 민생경제연석회의를 가동하고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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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정국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다. 각종 민생경제법안과 개혁입법은 물론 4·27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제도적 지원은 야당의 협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주제와 형식에 상관없이 5당 대표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면 좋겠다. 국민들을 위한 최고 수준의 협치를 추진하겠다”며 야당과의 협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평소 그는 “여당은 야당의 거센 공세를 꺾을 수 있는 추상같은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며 ‘강한 여당’을 강조해온 만큼 야당과의 협치를 잘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청와대에 쏠려 있던 당청관계의 무게추를 되돌려놓는 일도 이 대표의 몫이다. 당청관계에서 당의 존재감을 키워야 한다는 당내 의원들은 참여정부에서 책임총리를 지낸 이 대표가 제 목소리를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간 갈등을 수습하고 불통 이미지를 해소하는 것 역시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김현상·하정연기자 kim0123@sedaily.com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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