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백브리핑]표준등급법에 난감한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후 M&A 차질 우려

"금융당국에 감독규정 개정 건의"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준비하던 우리은행이 ‘표준등급법’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의 경우 자본비율을 계산할 때 자회사 자산에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과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급격한 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지주사 전환 시 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쓰고 있으면 그대로 적용되도록 한 특례조항이 있었으나 지난 2016년 일몰됐다.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할 때 금융회사 전체의 표준치인 표준등급법을 쓰면 은행의 자체적인 특성을 반영한 내부등급법을 적용할 때보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져 자본비율이 하락한다. 이 경우 우리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올 3월 말 기준 15.09%이나 신설 지주회사는 10% 내외로 5%포인트 가까이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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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당장 예외를 인정하면 금감원과 우리은행 모두 특혜 논란에 빠질 수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일단 인가는 받되 형평에 맞도록 지주사 설립 시 적용해달라고 당국에 건의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 비즈니스의 상당 부분이 은행이고 과거에 해준 전례가 있어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감독규정 개정의 절실함을 호소했다. 당초 지주사 전환 후 교보증권을 포함해 증권사·보험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시도하며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됐던 우리은행이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만만치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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