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외국계 취업의 오해와 진실]“워라밸 아닌 성과 중시… 환상 버려야”

연차 아닌 능력 따라 승진

높은 직급서 어학 실력 요구

오문숙 켈리 서비스 코리아 전무는 8일 ‘외국인투자기업 취업상담회’ 현장에서 “외국계 취업에 관한 구직자들의 상투적인 오해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켈리 서비스 코리아는 한국에서 외국계 기업 대상 헤드헌팅을 전문으로 하는 인사 솔루션 기업이다. 외국계 기업과 인사 업무를 오랫동안 해온 만큼 외국계 취업에 정통한 오 전무는 기자와 만나 외국계 취업의 오해와 진실을 가감 없이 풀어놓았다.


오문숙 켈리 서비스 코리아 전무 /사진제공=코트라오문숙 켈리 서비스 코리아 전무 /사진제공=코트라



Q. 연봉이 높다?


신입 초봉을 비교하면 국내 대기업이 훨씬 높다. 다만 국내 대기업에 입사하고 나면 연봉 인상률이 높지는 않다. 반면 외국계 기업은 초봉이 낮은 대신 개인의 역량과 성과에 따라 인상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승진 역시 연차가 쌓이면 직급을 달아주는 개념이 아니라 성취를 인정해주는 측면이 강하다.

Q. 워크·라이프 밸런스가 훌륭하다?

어떤 외국계 기업은 면접에서 구직자가 ‘워라밸’을 얘기하는 순간 떨어뜨린다고 한다. ‘워라밸을 지켜주겠다’는 게 아니라 ‘일한 만큼 보상해주겠다’는 게 외국계 기업의 기조다. 무엇보다 워라밸과 연봉이 같이 갈 수는 없다. 워라밸이 중요하다면 연봉을 포기해야 한다.

자기 업무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시간을 조절할 수는 있다. 일할 때는 일하되 쉴 때는 쉬는 식이다. 누구도 야근을 하라고 강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주어진 업무는 완수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Q. 조직문화가 수평적이다?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외국계 기업의 특성상 그런 측면이 있다. 연차에 따라 승진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입사 선배보다 상사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능력이 없으면 후배를 모시고 일해야 할 수도 있다.


국내 대기업보다 소규모 조직이다 보니 보고 라인도 짧은 편이다. 권한이 많이 주어지고 의견 피력이 비교적 자유롭다. 대신 인원이 적은 만큼 주어지는 업무의 책임도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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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성이 일하기에 좋다?

최근에 환경이 변하긴 했지만 여전히 여성 직원이 많다. 능력만큼 대우해주는 문화 덕분인지 여성 임원도 많은 편이다. 복리후생이 잘돼 있기도 하다.

Q. 외국어에 능통해야 한다?

영어 등 외국어를 기본적으로 잘해야 하긴 하지만 업무에서 활용할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외국계 기업은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해서 매출을 내기 때문이다. 오히려 해외에서 매출을 내야 하는 대기업 해외영업 부문의 외국어 활용 빈도가 더 높을 수 있다.

그러나 외국계 기업에서 직급이 올라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본사에 컨택할 일이 많아지기 때문에 그때는 높은 어학 수준이 요구된다. 해외 지사에서 일할 기회도 주니어 급보다는 매니저 레벨로 올라갔을 때 많이 주어진다.

Q. 이직이 활발하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이 경력직 임원을 외국계 기업에서 모셔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화되면서 해외 사업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더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외국계 기업에서 일한 사람들은 해외 영업에 익숙할 뿐 아니라 언어도 자유롭고 외국 문화도 잘 안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매력적이다. 피앤지 출신으로 LG생활건강 CEO가 된 차석용 부회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금 막 구직을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어떤 직무에서 경력을 쌓으면 반드시 기회가 열린다고 말해주고 싶다. 커리어의 첫 시작이 꼭 이름난 기업일 필요는 없다. 인사, 재무, 마케팅, 영업 등 원하는 직무를 확실히 정하고 업무 경험을 쌓으면 생각지도 못한 기회들이 올 수 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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