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그린댐 시스템 구축' 박성규 씨에스이 대표 "환경 도움 주려 '빗물' 10년 연구했죠"

"오염물질 머금은 빗물 정화·저수

가물 땐 배출하는 시스템 만들어

40여개 관련 특허…국산화 성공

도심 열섬현상 해결에도 큰 관심

보도블록 관수 장치 구상 들어가"




“사업가가 될 거면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빗물 오염 문제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연구를 계속 하다 보니 빗물은 환경오염은 물론 재난관리 측면에서도 중요한 주제더군요. 수질은 물론이고 강우 유출까지 폭넓게 접근해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박성규(57·사진) 씨에스이 대표는 23일 경기도 시흥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비점오염(非點汚染)부터 강우유출 저감, 나아가 관수(灌水)까지 10년 가까이 연구했다”며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비가 내리면 물을 정화·저장하고, 비가 내리지 않으면 자동으로 관수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린댐(Green Dam)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린댐 시스템은 빗물 정화부터 저수, 조경까지 한 번에 가능한 장치다. 비가 내리면 그린댐 시스템에 들어 있는 정화처리 장치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일단 정화하고 나면 물을 저장한다. 이를 통해 강우 유출로 인한 물난리를 막으면서도 빗물을 깨끗한 상태로 저장할 수 있다. 비가 내리지 않아 물이 부족할 때는 저장해 놓았던 빗물을 자동으로 배출한다. 이 빗물은 관수나 조경에 쓰인다. 그린댐 시스템은 서울 양천구, 경기도 시흥시 등지에 설치되면서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시작은 ‘비점오염 처리’였다. 비점오염(non-point pollution)이란 오염원의 배출 지점을 특정할 수 없이 무작위로 나타나는 오염으로, 수질오염이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산업폐수나 생활폐수와는 다른 개념이다. 수질환경 분야에선 빗물로 인한 오염이 대표적이다. 도로에 떨어져 있는 오염물질이 빗물을 따라 사방팔방 흩어지는 것을 떠올리면 쉽다. 산업폐수나 생활폐수는 각각 ‘공장’이나 ‘가정’이라는 뚜렷한 ‘발생지점(point)’이 있다는 점에서 ‘점오염(point pollution)’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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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가 비점오염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5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엔 자체 기술이 없어 미국에서 개발한 공법에 따라 비점오염을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박 대표는 비점오염 처리 기술을 반드시 국산화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미국의 비와 지형은 한국과 상당히 다르다”며 “그럼에도 미국 기준으로 빗물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따지다 보니 국내 현실과 안 맞는 구석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빗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니 자연스럽게 강우유출, 관수로 눈길이 갔다. 이 과정에서 빗물 관리와 관련해 40여 개의 특허를 등록했다. 박 대표는 “그린댐 시스템은 물을 모으는 그릇이면서도 물을 처리하는 처리장치기도 하고, 우리 주변을 푸르게 하는 물 공급기 역할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요즘 박 대표는 도심의 열섬현상을 해결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보도블록 사이에 자동으로 물을 흘리는 장치를 만들면 도심의 온도를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란 발상이다. 이미 그린댐 시스템 개발을 통해 자동으로 물을 배출하는 기술은 보유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는 기술개발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만들어놓은 기술을 세상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도시생활을 더 좋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세상이 좋아지게 하는 데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자리잡겠다”고 강조했다.
/시흥=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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