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개도국 원조, 국내기업 진출과 연결시킬 것"

이미경 KOICA 이사장 취임 1주년

수혜국 발전 넘어 상생관점서 접근

韓의 경제성장·민주주의 발전 부각

ODA 본보기로 자리매김 포부 밝혀

청년국제봉사-일자리 연계계획도

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서울경제DB이미경 코이카 이사장./서울경제DB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이 27일 “인도적 정신에 입각해 무상원조 사업을 하고 있지만 수혜국의 발전뿐 아니라 우리나라와의 상생 번영 관점에서도 접근하고 있다”며 “단순한 농촌 개발, 교육, 보건 사업을 넘어 우리 기업의 진출과도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그간 우리 스스로 한국을 설명할 때 빠른 경제 성장만을 이야기해왔는데 이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민주주의”라며 “한국을 모델로 삼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은데 한국이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를 함께 이룩한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KOICA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방향을 이같이 소개했다. 이 이사장은 “한국의 평화 이야기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로 살아날 수 있는 주제”라며 “한반도 평화를 얘기하면서 분쟁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야기하면 다른 국가들의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 단순히 경제적 도움만 주는 ODA가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모범이 될 수 있는 ‘스토리’와 ‘지속 가능성’이 있는 ODA를 추구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KOICA를 통해 해외로 나가 다양한 개발협력 현장에 몸담고 있는 청년들이 해당 경험을 살려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최근 국회에서 ‘봉사단이 일자리 대책이냐’는 식의 야권 지적이 나오고 일반 봉사단에 대한 예산 삭감이 논의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봉사단 자체가 일자리는 아니지만 일자리로 올라가기 위한 중요한 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봉사단이라는 말보다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시각으로 봐야 한다”며 봉사단이라는 명칭도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례로 한국의 KOICA와 유사한 일을 하는 일본 JAICA의 경우 청년 인력에 대해 봉사단 대신 ‘국제협력단’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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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우리 정부가 외교 다변화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과도 보조를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신남방국가의 신규 국별 협력사업 발굴을 대폭 확대해 매년 110%씩 증대하는 식이다. 또 장애인 정책 개발 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대상의 특별연수 과정 개설도 준비하고 있다.

이 이사장 취임 직전까지 KOICA를 뒤흔들었던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대해서는 ‘실패한 사업’이라고 단언했다. 코리아에이드는 지난 2016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 맞춰 신규 도입된 KOICA의 사업이다. 버스를 이용해 식량·보건·문화 서비스 등을 아프리카 각국 현지에 제공한다는 아이디어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후 코리아에이드 사업에 최씨가 개입했던 사실이 드러나 크게 논란이 됐다. 이 이사장은 “코리아에이드는 종료됐고 아프리카 현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던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KOICA가 굉장히 의기소침해 있었던 1년 전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바닥을 치면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각오로 직원들과 함께 뛰었다”며 “앞으로도 사람(People), 평화(Peace), 상생번영(Prosperity)이라는 ‘3P’를 기본정신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DG)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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