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구마라집 평전]中불교 저변 닦은 불학자 일대기

■공빈 지음, 부키 펴냄




승려이되 승려가 아닌 자, 중국 불교사에서 유일무이한 이교도, 불세출의 불학 대사지만 계행을 어긴 수행자. 4~5세기 정치 사회적으로 어지러웠던 중국에서 역경가이자 사상가로 대승 중관학의 공 사상을 전파했던 구마라집에 대한 수식어는 모순적이고 복합적이다. 모든 평가를 넘어 구마라집은 불학이 소승에서 대승으로 전환하고 대승 공 사상이 동방으로 퍼져나가는데 길잡이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불교사에도 역사적 의미를 지니는 인물이다.


그의 삶과 문장, 모험을 짚어 내려간 ‘구마라집 평전’은 한 인물의 삶의 기록이자 불경 전래의 역사이며 실크로드 시대 풍경을 담은 문화사회학 저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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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의 삶은 불교 전래의 역사와 함께한다. 그의 일생은 실크로드를 따라 중앙아시아에서 동아시아로 이어졌으며 그가 십여년간 한역한 불전 역본은 ‘중론’ ‘백론’ ‘십이문론’ 등 중관학 논서부터 ‘금강경’ ‘법화경’ ‘유마경’ ‘대품반야경’ ‘소품반야경’ 등 주요 대승경전까지 300여권에 이른다.

흥미로운 점은 아름다운 번역을 통해 중국 불교의 저변을 닦았던 구마라집 번역의 현장이 평전에서 고스란히 재현된다는 점이다. 그의 말은 불자가 아닌 번역자들에게도 귀감이 된다. “범문을 중국어로 바꾸면 (중략) 마치 밥을 씹어서 남에게 주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다만 맛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남으로 하여금 구역질이 나게 한다.” 2만5,000원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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