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가계대출 규제 막힌 금융지주 홍콩서 '글로벌 빅딜' 찾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최근 직접 방문해 점검

KB금융은 내년 초 PE사업부 신설

예대성장 한계에 IB로 활로모색

우량 딜에 금융주선·직접 투자도

0515A10 금융지주사



KB·신한·하나 등 국내 3대 금융지주가 홍콩을 동시에 주목하고 나섰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기존의 예대 영업에 한계가 오면서 해외 투자은행(IB)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을 놓으려는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해 해외 IB 사업을 직접 점검했다. 김 회장은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며 “현지 관계자들을 만나 수익창출 방안을 모색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IB를 키워야 금융의 삼성전자가 나온다’는 지론에 따라 그룹 내 IB 부문을 전략적으로 키웠다. 현재 한 명뿐인 글로벌IB데스크를 4~5명 팀제로 확대해 담당 지역 딜 소싱뿐 아니라 IB 연계 영업지원도 강화한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홍콩 현지법인(허브)을 중심으로 그룹 관계사와 해외 영업점(스포크) 간 협업을 통해 해외 IB딜에도 본격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은행IB는 금융주선 및 대출참여, 금융투자는 자문 및 주선 업무, 생명 및 캐피털은 대출참여, 대체자산운용은 펀드 조성 및 운영, 신탁은 사업시행 등 관계사 IB 역량을 모아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대출뿐 아니라 에퀴티(지분)투자 확대 전략으로 사업 주도권을 확보해 기존 이자·수수료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배당이익·자본이익·시행마진까지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대마진에만 의존해오던 사업구조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다.


KB금융은 한발 앞서 지난해부터 홍콩에 IB데스크를 두고 아시아 딜 참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홍콩 지점은 올해 현지에서 인수합병(M&A)인수금융, 홍콩·호주 지역 중심의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한 자산담보부대출, 인프라금융, 신디케이션론 주선 등을 통해 투자자산을 불려가고 있다. 올 상반기 총자산은 5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41% 증가했다. 특히 KB금융은 내년 초 홍콩에 PE사업부도 설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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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도 최근 홍콩 글로벌투자은행(GIB)을 출범시키며 아시아 IB 시장 진출을 위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해외 IB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직접 홍콩을 방문해 출범식을 챙겼다. 지난 3월에는 홍콩에 있는 그룹사들의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해 은행·금투 및 자산운용의 코로케이션을 완료했다. 신한금융의 한 관계자는 “핵심 사업인 대출 분야를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대체투자 및 상품 비즈니스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글로벌 IB 인력과 딜 정보가 몰리는 홍콩을 거점으로 차근차근 트랙레코드(실적)를 쌓아 해외 우량 딜을 발굴하고 직접 투자는 물론 금융주선 등을 통해 수수료 이익 등을 늘릴 기회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우리은행은 싱가포르에 글로벌 IB데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홍콩우리투자은행은 런던10트리니티스퀘어 담보대출 등 총 11건 1억3,000만달러와 외화변동채(FRN) 발행 주선 총 10건 5억8,700만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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