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동부의 유명 관광지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총격테러를 저지르고 달아난 용의자 셰카트 셰리프(29)의 행방이 묘연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만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검거가 안 된 상황에서 과거 용의자가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절도 혐의로 감옥살이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프랑스 당국은 용의자가 교도소에서 종교적 급진주의에 노출됐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군·경 총 600여명을 투입해 지난 11일 오후 8시께 스트라스부르 구도심의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총격 테러를 벌여 2명을 살해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뒤 달아난 테러 용의자 셰리프 셰카트(29)를 12일 현재 계속 쫓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 안보경계등급을 최고 수준인 ‘비상 공격’(Urgence Attentat)으로 격상하고 국경 검문과 프랑스 전역의 다른 크리스마스 시장에 대한 보호를 강화했다. 테러가 발생한 스트라스부르가 독일과의 접경도시임에 따라 독일과 맞닿은 국경의 검문검색이 대폭 강화됐다. 이와 관련, 프랑스 내무부의 로랑 누네즈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범인이 프랑스 국경 밖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찰은 접경선인 라인강을 건너는 화물트럭과 승용차를 집중적으로 검문하고 있다. 양국의 경찰특공대도 여러 팀이 체포 작전에 투입됐으며, 도주한 범인이 추가 테러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프랑스 전역에는 군의 대테러 경계작전인 ‘상티넬’ 팀이 증강 배치됐다.
한편 슈피겔 온라인과 포쿠스 온라인 등 독일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인 셰리프는 독일에서 절도 혐의로 붙잡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징겐 지방법원에서 2016년 6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셰리프는 이에 앞서 2012년 라인란트팔츠 주의 도시 마인츠에서 치과에 침입해 8,300 유로(약 1,062만 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추후 수사로) 붙잡혔다. 그는 징겐 법원에서 판결을 받은 뒤 8개월을 복역하고 지난해 2월 프랑스로 추방됐다. 셰리프는 선고가 내려지기 전 6개월 간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았다.
재판 기록에서 스트라스부르 태생인 셰리프는 6남매의 가정에서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별도의 직업 훈련 교육은 받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에 취업했으나 2011년 이후 실업 상태였다. 셰리프는 독일 검찰에 술과 마약을 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셰리프는 2008년에 프랑스에서 절도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형기 일부를 이행했다. 2013년에는 스위스에서 역시 절도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셰리프는 프랑스, 독일, 스위스에서 폭력·강도 등으로 27번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로 추방된 후 셰리프는 스트라스부르 지방정부의 테러 감시목록인 ‘S파일’에 잠재적 극단주의자로 올랐다. 프랑스 당국은 약 2만6,000명을 프랑스 안보에 위협을 끼칠 인물로 분류해 S 파일로 관리하고 있다.
다만 프랑스 내무부는 정확한 사건 배경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이슬람 극단주의에 의한 테러 행위로 결론짓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