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로망? 매장 기본기 쌓고 브랜드에 열정 보여야죠

SPC, 1차 면접때 '관능검사'

기본적 미각·후각 수준 테스트

이랜드, 매장서 잔뼈굵은 인재

1년에 4차례 정규직 전환 기회

신세계, 식품제조 등 분야넓어

전체 사업흐름 읽는 안목 중시

스타벅스, 바리스타 상시 채용

경력 쌓아야만 관리직 기회 줘

지난 4월 방영된 JTBC의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연상연하 커플의 달콤한 로맨스로 인기를 끌었지만 극 중 커피전문점 슈퍼바이저 윤 대리(손예진 분)가 보여준 실감나는 직장생활에 몰입한 사람도 적지 않았다. 남자 직원들 위주의 기업 문화에 힘들어하면서도 최고의 커피와 서비스를 고객에 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윤 대리의 똑 부러지는 모습은 외식 기업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기 충분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혹은 오빠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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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와 프랜차이즈협회 통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운영되는 외식 브랜드는 5,000여 곳에 이르고, 기업에 따라 채용 방식도 천차만별이다.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기업인 SPC그룹의 경우 상·하반기 공채를 통해 반기별 30~60명 정도의 신입 사원을 뽑고 있으며 채용 프로세스는 다른 대기업 공채와 비슷한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1·2차 면접 △건강검진 △최종합격 순서로 흘러간다. 다만 다른 기업에는 없는 특별한 과정이 있으니 1차 면접에서 진행되는 ‘관능검사’다. 관능검사는 플라스틱 컵에 담긴 물질의 맛과 냄새를 구분해 내는 절차로 지원자들의 기본적인 미각·후각 수준을 판단하기 위해 진행된다. 회사 측 관계자는 “대표 식음료 기업의 직원이 맛을 구분하지 못해서야 안 될 일”이라며 “면접 당일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 보다 정확한 맛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원하는 인재상은 그룹의 핵심 가치인 ‘정직, 혁신, 협업’ 역량을 보유한 사람이며 현재 운영 중인 외식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더욱 좋다. SPC그룹 측 관계자는 “특정 권역의 가맹점 여러 곳을 직접 찾아 점주들에게 여러 조사를 진행한 후 한 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작성해 낸 지원자가 있었는데 그 보고서만으로 입사에 대한 의지와 직무에 대한 준비성이 잘 엿보여 좋은 평가를 받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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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 롯데리아 등 유명 외식 브랜드는 대기업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그룹사의 공개 채용을 통해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각 그룹사의 채용 프로세스와 인재상을 숙지하는 게 도움이 된다. 예컨대 애슐리·수사·자연별곡 등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인 이랜드그룹의 경우 ‘주도적 사고와 올바른 가치관을 갖춘 정직한 인재를 선호한다’는 그룹의 인재상을 바탕으로 신입사원을 뽑는다. 이랜드그룹은 상반기 그룹 공채와 하반기 외식사업부 공채를 통해 각각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한편 매장 현장에서 일하는 현장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전환 채용도 1년에 4차례 진행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장직 전환 채용의 경우 기본적으로 회사에 로열티가 있는 직원 가운데 매장 업무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하면서도 관리자로서의 소양을 갖췄는지를 주로 본다”며 “현장에서 쌓은 지식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인재인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핀다”고 설명했다. 데블스도어·올반·보노보노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푸드 역시 그룹 공채에 맞춰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회사 한 관계자는 “신세계푸드는 외식 브랜드 운영뿐 아니라 식자재 유통, 식품제조, 급식, 베이커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식품의 원재료 수급부터 제조, 판매, 서비스에 이르는 전체적인 사업 흐름을 꿰뚫는 안목이 필요하다”며 “특히 외식의 경우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성, 마인드 등을 갖추고 재고관리·위생업무·조직관리 등 광범위한 부분에서도 능력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quipment, coffee shop, people and technology concept - barista woman making coffee by machine at cafe bar or restaurant kitchen


외국계 외식기업의 경우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다채롭게 열려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곳이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 직군을 상시 채용하고 바리스타로서 경력을 쌓은 후에야 매장 관리직인 ‘슈퍼바이저’나 기타 관리·지원 직군이 되는 기회를 얻는다. 모든 임직원은 ‘파트너’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인사·성과평가·복지혜택 등에도 차등이 없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 근무하는 1만 3,000여 명의 파트너가 모두 정규직이라는 건 유명한 사실이다. 스타벅스는 장애인이나 고등학생을 채용하는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한 장애인 채용을 통해 올해 3·4분기 기준 총 284명의 장애인이 전국 매장에서 근무 중이며 이중 48명이 중간 관리자 직급 이상의 업무를 하고 있다. 또 지난 11월에는 서울·경기 지역 특성화고 학생 350여 명을 초청해 청소년 진로 교육과 취업 연계를 안내하는 잡 페어를 개최, 이들 중 최대 50명을 내년 3월부터 채용할 계획이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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