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 왜 우리는 가끔 멈춰야 하는가]마흔, 나를 바꾸기 딱 좋은 나이

■토머스 J. 들롱 지음, 청림출판 펴냄

바뀌기엔 늦었다 생각하는 40대에게

변화의 두려움 딛고 높이 도약한 우즈

실패할까봐 스스로 기회 놓친 직장인 등

다양한 사례 통해 도전의 중요성 강조

"두번째 성장 위해선 멈추는 용기 필요"




마흔이라는 나이를 화두로 삼은 책들의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마흔에게’(기시미 이치로), ‘마흔이 되기 전에’(팀 페리스), ‘마흔에 관하여’(정여울),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제임스 홀리스) 등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다. 요즘의 마흔 나이가 ‘젊음’에서 이별을 시작해 ‘늙음’을 향해 본격적으로 나아가는 때이자 자신이 택한 일에서 성공의 윤곽이 나오는 시기라 더욱 관심이 높아진 듯하다. ‘머물러 있기만 할 것 같던 청춘’이 끝나는 나이가 과거엔 서른즈음이었다면, 이젠 그 나이가 마흔즈음이 된 셈이다.

마흔 나이를 화두로 삼은 여러 책들 중에서도 ‘왜 우리는 가끔 멈춰야 하는가’는 마흔을 전후로 성공한 이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현재 정체된 성공에 만족할 것인가?”라고. 그러면서 타이거 우즈가 골프 역사상 전무후무한 선수로 도약하던 1997년, 마스터스 골프대회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시 마스터스에서 재현하기 어려울 만큼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코치였던 부치 하먼은 경기 직후 우즈에게 이번 경기는 잘 치렀지만, 스윙이 잘못됐으니 자세를 ‘근본적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윙을 고치지 않으면 이따금 우승은 할 수 있겠지만, 현재를 유지해서는 잭 니클라우스처럼 위대한 골프선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팩폭성’ 조언까지 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 자리에 있는 자신이 골프선수의 생명이나 다름없는 자세를 모두 바꾸라니. 분노할 만도 했지만 우즈는 기꺼이 변화를 선택했다. 그는 상당 기간 형편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마침내 잭 니클라우스의 미국프로골프 투어 우승 통산 기록을 넘어섰다. 우즈의 예는 더 큰 성취감과 만족을 얻으려면 새로운 배움과 열린 자세로 기꺼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교훈을 전한다.


성공한 직장인 돈 톰슨의 이야기도 40대가 귀담을 만한 얘기다. 명문대 MBA 과정을 이수하자마자 영향력 있는 컨설팅 회사에 취직해 승승장구하던 톰슨은 12년 만에 벽에 부딪혔다. 회사의 미래를 설계하는 위원회에서 빠지고, 임원 모임에 자주 초대받지 못하다 결국엔 사미르라는 2년 후배에게 승진에서 밀렸다. 분노한 톰슨은 회사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는데,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라는 회사의 제안을 두 번이나 거절했던 것이다. 당시 톰슨은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이 자신과 맞지 않는 실리콘밸리 사람들과 만나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피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해외사업을 확장하려던 회사 측의 톰슨에 대한 배려였다. 그런데도 톰슨은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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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외에도 여러 사례자들의 행동유형을 유명 심리학자들의 분석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40대 독자들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돕는다. 성취욕이 높은 사람들의 특징을 설명하며 독자 스스로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자가진단할 수 있게 한 것도 이 책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바빠 보이기 위해’ 바쁘지만 결과물을 놓지 못해 속이 바싹바싹 타 들어가는 ‘페이크쟁이’를 비롯해 자신의 무능과 실패를 동료 탓으로 돌리며 험담을 일삼는 ‘네거티브 전략가’ 직장인 캐릭터들이 매우 실감 나면서도 흥미롭게 펼쳐져 마치 ‘오피스 드라마’를 보는 듯 흥미롭다.

마흔이면 이미 모든 행동과 사고방식이 굳어질 대로 굳어졌다고 생각하겠지만, 이것 역시 편견이며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잘하는 것만 하려고 하는 등 방어적인 태도는 결국 도태의 길을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책의 결론이다. 마흔에 들어선 독자들이여 ‘두 번째 성장’을 위해 잠시 멈추는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시라. 1만6,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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