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크리스마스, 아이들 위한 선물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소중한 자녀에게 무언가 좋은 것을 사주고 싶은 마음에 유행하는 인형이나 장난감 가게로 들어서고는 한다.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이 사달라는 것, 해달라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들어주려고 한다. 자식만큼은 돈 문제로 움츠러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일까. 부모로서 양육 책임을 다하고자 하는 것은 가상한 일이지만 그 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해가 된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중요한 경험을 했다. 우연히 은행에 갔다가 한 달에 700원씩 넣는 적금이 1년 후에 만원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이 사실이 너무나 신기했다. 처음으로 이자의 개념을 이해하고 복리의 원칙을 경험한 것이다. 그때 더 이상 저금통에 넣는 것은 좋은 투자가 아님을 깨달았다. 그런데 만약 그때 누군가 나에게 주식을 가르쳐줬다면 지금쯤 적금을 들었던 것보다 훨씬 큰 부자가 돼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한국에서는 공부 잘하라는 교육만 하고 경제자립을 위한 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말만 하면 뭐든지 되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는 경제적 창의성이 전무한 시키는 일만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경제적 창의성은 단순히 경제 교과서를 읽는다고 얻어지는 게 아니다. 하다못해 지금은 안 쓰는 장난감을 동네 바자회에 들고 나가 판매하는 경험이라도 해봐야 길러진다. 이런 경험은 경제가 머릿속에서 추상으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내가 부대끼는 문제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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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크리스마스 선물은 물건보다는 자본이 일하게 하는 주식이나 펀드를 선물하는 것이 훨씬 보람 있는 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소비가 주는 자극적인 즐거움에 앞서 이익을 창출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야 한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워런 버핏에게 50년 전 100만원을 맡겼다면 지금 약 180억원 이상의 부가 창출됐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복리의 원칙이다. 오늘 만원·2만원을 아낀 돈으로 조금씩 꾸준하게 투자하면 10년·20년 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자본으로 불어나는 것이다.

이 복리의 원칙을 가르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주식이다. 쓸데없는 지출이 어떻게 미래의 수입 원천으로 바뀌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식에는 그 나라의 정치·경제·문화가 반영돼 있기 때문에 세계 사람들의 경영철학을 배울 수 있는 산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주식투자는 어려서부터 해야 한다. 복리가 주는 경이로움을 충분히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말이다.

어려서부터 금융교육과 투자를 가르침으로써 성인이 됐을 때는 이미 부를 지니고 있으면서 진정 원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대한민국에도 부자들이 많이 나와야 하고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아이들에게 금융과 경제, 자본주의와 복리의 원리를 가르치고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금융 마인드를 갖도록 해야 한다. 사교육을 통해 수능시험 만점 받는 것보다 부자가 되기 위한 훨씬 빠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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