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학위 논문이 통과되지 못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에서 제적 처분된 ‘천재 소년’ 송유근(21) 씨가 당분간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전고법 제2행정부(최창영 부장판사)는 송씨가 UST 총장을 상대로 낸 제적처분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제적처분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효력 정지 기간을 제적처분 취소청구 소송 사건 선고일부터 30일까지로 제한했다.
송씨는 2009년 UST 천문우주과학전공 석·박사 통합과정에 입학했다. 하지만 재학 연한 동안 박사 학위를 취득하지 못해 지난 9월 제적처분 됐다. 송씨는 제적처분은 부당하다며 집행정지와 함께 제적처분 취소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5년 발표한 논문이 표절 논란에 휘말리면서 지도교수가 해임돼 실제로 UST에서 교육받은 기간은 7년에 불과하다는 취지였다.
더구나 UST 학칙은 석·박사 통합과정에 대해 8년까지 재학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석사 과정과 박사과정을 별개로 이수하면 10년까지 재학할 수 있다는 점도 송씨 측은 지적했다. 당초 1심은 송씨의 신청을 기각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송씨의 손을 들어줬다. 송씨 측은 “승소해도 이미 학업을 중단한 시점으로부터 상당기간이 경과했기에 송씨가 자신의 논문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정당한 논문심사를 받을 기회 자체가 실질적으로 박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제적처분 집행으로 인해 송씨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달리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송씨의 제적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송씨는 당분간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송씨는 24일 군입대한다.
송씨는 여섯 살에 대학 수준 미적분을 깨치고 초등학교 6년 과정을 6개월 만에 마쳤다. 이후 검정고시를 거쳐 아홉 살에 대학생이 됐다. ‘천재소년’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표절 시비 등에 휘말렸다. 송씨는 최근 SBS 스페셜에 출연해 자신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가슴 아프지만 내 나라에서는 내가 어떤 것을 하더라도 안티가 생길 것”이라며 해외에서 연구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